<분수대>아이스크림 過소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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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국인들이 가축의 젖을 식품으로 삼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2천년께다.그들은 젖을 그냥 마시기도 했지만 여러 방법으로 가공식품을 만들었다.그중 특이한 것은 쌀.향료.젖을 한데 넣고 끓인후 반죽해 얼린 얼음과자였다.
13세기 중국에 왔던 베네치아 사람 마르코 폴로는 고향에 돌아가 이를 소개했다.그러나 아이스크림이 유럽에 전파된 것은 그후 2백년이상 지난 1533년 피렌체 메디치가(家)의 카트린이프랑스 왕 앙리2세에게 시집오면서다.카트린왕비를 따라온 요리사들은 한달동안 계속된 피로연에서 매일 다른 아이스크림을 내놓아프랑스 귀족들을 놀라게 했다.
아이스크림이 일반에 보급된 것은 1560년대 로마에 살던 한스페인 의사가 얼음에 초석(硝石)을 넣어 얼리면 아이스크림 재료의 온도가 빠른 시간에 빙점(氷點)에 이른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부터다.이때부터 한번에 많은 아이스크림을 만 들어낼 수 있게 됐다.
아이스크림을 미국에 전한 사람은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다.제퍼슨은 프랑스에 대사로 나가 있을 때 먹던 아이스크림 맛을 잊지 못해 귀국할 때 아이스크림 기계를 가지고 돌아왔다.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도 아이스크림을 아주 좋아 했다.로널드레이건 전대통령은.아이스크림의 날'을 정하기까지 했다.미국은 세계 제1의 아이스크림 생산.소비국이다.국민 1인당 연간(年間)소비량이 6백90ℓ나 된다.
우리나라는 1890년대 아이스크림이 처음 소개됐으며,1930년께 서울에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출현했다.그러나 대량으로 생산된 것은 70년대 들어와서다.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아이스크림 소비도 급격히 늘어 지금은 시장규모가 연간 7천억 원에 이르고있다.특히 시장개방에 따라 외제 아이스크림 수입이 늘어 지난해전체시장의 10%에 달했고,올해는 15%에 이를 전망이다.올해들어 10월까지 수입액이 6백97만8천달러를 기록,지난해 전체액보다 75%나 늘었다.
올해 경상수지적자가 2백2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고,침체된 경제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근검절약이요구되고 있다.그까짓 혀끝의 만족을 위해 귀한 외화를 낭비해서야 되겠는가.그동안 턱없이 높아진 우리 입맛을 이제 낮춰야 할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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