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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돌아온 '매트의 여왕' 조민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매트의 여왕'조민선(24)이 방황 끝에 다시 돌아왔다.
애틀랜타올림픽 여자 66㎏급에서 5연속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움켜쥐며 새벽까지 TV를 지켜보던 국민들을 열광시켰던 여장부.
최경량급인 48㎏급부터 시작해 66㎏급까지 5체급 석권,세계선수권 2연패,그리고 올림픽 금메달.목표한 모든 것 이 달성됐다. 그러나 목표를 달성한뒤 찾아온 허탈감으로 그녀는 흔들렸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운동을 그만둘까 생각했었지요.그러나 마땅히 정한 진로도 없었어요.”조민선은 지난달초 벌어진 97년 대표선수 1차선발전에서 또다시 우승,태릉선수촌에 입촌했다.중3때인 87년 처음 태극마크를 단 이래 벌써 1 0년째 태릉선수촌생활인 셈이다.
조민선의 희망은 대학교수다.1학기만 다니고 올림픽 준비로 휴학했던 대학원(한체대)도 올림픽 직후 복학했다.
“선수촌에서는 공부가 힘들어요.정상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도 크고 솔직히 운동에는 마음이 떠나 있고….” 조민선은 오랜 고민 끝에 지난 주말 정현택 대표팀 감독에게 특별면담을 신청했다.한체대 스승이기도 한 정감독과 한시간 넘게 계속된 면담을 통해 조민선은 또 하나의 목표를 세웠다.
세계선수권 3연패.이 기록은 지금까지 일본의 유도영웅 야마시타등 2명만이 갖고 있다.더구나 여자선수론 아직 누구도 이룩한적이 없는 대기록.
이미 93,95년 대회에서 우승한 조민선으로서는 내년 10월파리 세계선수권이 코앞에 다가와 있다.정감독은“민선의 실력으로는 충분히 3연패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91년 이후 굳건히 지키고 있는 66㎏급.적수가 없다.
늘어나는 키와 몸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거의 매년 체급을 올렸던 조민선은 이 체급에선 5년간 요지부동이다.
“중3때 162㎝.48㎏이었는데 특이하게 대학 2년때까지 매년 2~3㎝씩 키가 자랐어요.그러면서 가을만 되면 체중이 불어나 감당할수 없었어요.다행히 옆으로만 퍼지는게 아니라 키가 커지면서 균형을 잡아주니까 체급을 올려도 쉽게 적응이 됐지요.지금은 174㎝에 평소 체중이 66㎏ 안팎이어서 컨디션이 좋아요”결혼 문제도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결혼하면 안정될까 하고 12월 결혼도 생각했지만 2년후께로 연기했다.
공부도 해야하고,집도 사야하고,예비신랑(마사회소속 유도선수 이충석)도 군대(공익근무요원)를 갔다와야 하니까.
“1년만 더하자”조민선의 새 각오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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