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분야 수출 현황은 어떤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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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무역수지 역조와 마찬가지로 기술무역수지 역조 또한 큰 차이로벌어져.기술입국'의 전망을 흐리게 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결정과 21세기초 선진국 진입 야망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기술무역수지란 우리나라가 외국에 기술을 제공하고 받은 기술료에서 외국으로부터 도입한 기술이전비를 뺀 차액을 말한다.물건이아니라 무형의 기술이 들고 나는 것이어서 기술수출의 경우 알토란같은 외화가 그대로 들어오는 보물단지격이지만 기술도입의 경우달러가 뭉텅뭉텅 유출된다는 점에서 애물단지다.
지난해 기술무역역조(올해분은 내년2월 집계 예정)는 18억4천만달러로 94년(11억7천만달러)보다 57%나 늘어났다.
〈그래프 참조〉 기술도입비 지급액이 ▶93년 9억5천만달러▶94년 12억8천만달러▶95년 19억5천달러로 가파른 상승세를보이고 있는데 비해 기술수출액은▶93년 5천만달러▶94,95년1억1천만달러로 중견제조기업 1개업체의 수출액에도 못미치는 약소한 수준이다.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기술도입비에 기술수출대가로 받는 돈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기술수출이란 말조차 부끄럽고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형편상.기술만이 살길'이라고 설파해온 그동안의 외침이 공허할 정도다. 기술수출의 내용도 빈약하다.
경쟁력있는 우리의 첨단기술이 당당하게 돈을 받고 나가는 것이아니라 화학.섬유.피혁등 산업구조조정방침에 따라 국내에서 경쟁력을 잃은 산업 속에 .끼워팔기'식으로 나가는 중저급 기술이 대부분이다.78~95년 업종별 수출실적을 건수별 로 보면 ▶섬유.피혁등 39%▶화학.제약등 14%▶시멘트.요업등 5%로 절반이상이 중저급기술 일색이다.
과기처 최재익(崔在益)기술협력총괄과장은“최근들어 기계.전기전자등 기술집약산업이 주종을 이루는 업종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기술수출 형태가 점차 첨단기술쪽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올해 상반기중 기술수출로 신고된 40건 중 18건이 기계,5건이 전기전자로 주종 기술수출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도입 측면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은 크다.
도입액수의 규모도 규모지만 미국.일본등 양대 선진국에의 편중도가 큰 것이 더욱 문제다.
62~93년 76%(일본 48%,미국 28%)였던 편중도는 94년 70%(미국 42%,일본 28%)로 떨어졌다가 95년 85%(미국 49%,일본 36%)로 상승해 앞으로 이들 국가에대한 기술종속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 망을 낳고 있다. 문제는 정부와 산업체 스스로가 기술의 중요성을 아직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의 다국적 기업 지멘스사가 보유한 자동차 엔진관리시스템(EMS) 패키지의 가격은 1백달러정도지만,지멘스의 EMS를 채택한 자동차는 한대 팔릴 때마다 지멘스에 50달러씩을 지불해야하는 사례는 기술수출의 수익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
〈윤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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