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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원내대표, 한나라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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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 13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右)가 신임 인사차 여의도 당사를 방문한 열린우리당 홍재형 정책위의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김형수 기자]

"개혁도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돕는 게 기준이 돼야 합니다. 그와 반대로 가면 개혁이 아니라 개악입니다."(박근혜 대표)

"맞긴 맞습니다만…. 어린아이가 오늘 당장 배부른 것도 중요하지만 평생 튼튼하고 배부를 수 있게 하도록 잘살 수 있게 하는 것이 개혁입니다. 그 둘이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천정배 원내대표)

한나라당 朴대표와 열린우리당 千원내대표가 13일 오후 뼈있는 말을 주고받았다. 千원내대표가 취임 인사차 한나라당 천막 당사를 찾은 자리에서다. 30분 동안의 만남은 묘한 기(氣) 싸움의 양상까지 띠었다.

朴대표는 만남 내내 千원내대표가 주장하는 개혁에 대해 "개혁이 합리적이지 않으면 굉장히 위험하다" "투자를 안 하면 감옥에 보낸다고 해서 기업들이 투자하는 건 아니다"는 등의 말을 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千원내대표는 "나는 개혁적이기만 한 게 아니라 합리적이다" "민생은 리얼타임(실시간)으로, 개혁은 일정 기간을 두고 계획을 해서 합리적이고 민주적으로 해야 한다"는 등으로 응수했다. 朴대표와 千원내대표 둘다 웃으며 말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팽팽한 신경전을 두 사람은 이런 말로 맺었다.

"경제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야당도 얼마든지 협조하겠다."(朴대표)

"오늘 그 말씀만으로도 투자가 살아나겠다."(千원내대표)

◇朴대표의 민생 행보=이에 앞서 朴대표는 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14일로 예정된 탄핵 결정에 쏠렸지만 朴대표는 "탄핵은 헌재 결정을 수용하고, 민생 챙기기에 앞장서겠다"는 자신의 지론을 실천에 옮기기에 바빴다.

전경련 회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朴대표는 "정치권과 정부는 기업이 투자할 맛이 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첫째"라고 강조했다. 현명관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지금은 경제 위기상황"이라며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 징조를 보일 때까지만이라도 우선 순위를 기업할 여건과 경제 살리기에 놓아 달라"고 당부했다.

朴대표는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 윌리엄 오벌린 회장 등과 만난 자리에선 외국인 투자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오전 열린 상임운영위에선 작심한 듯 정부와 여당의 경제 정책을 비판했다. 공정거래위의 계좌추적권 연장 방침에 대해 "가뜩이나 투자를 안 하려는데 그 문제가 급한 것이냐"고 지적했다. 朴대표는 "정부에선 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과 반대로 가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가영.이원진 기자<ideal@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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