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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유 배럴당 35弗 넘으면 "휘발유 교통세 10% 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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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 국제 유가 급등에 따라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값이 13일 0시부터 올랐다. 서울 지역의 휘발유 소비자가격은 1430원대까지 올랐다. [박종근 기자]

국제유가의 올라가는 추세가 심상치 않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동산 두바이유 기준 연평균 국제유가가 배럴당 35달러를 유지하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3.67%, 투자는 2.45%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물가는 1.53%포인트 상승한다. 또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은 2.14%, 소비는 1.22% 줄어드는 등 국내 경제에 큰 주름살이 드리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는 유가가 계속 올라 35달러를 넘어서면 내국세 인하, 가격완충자금 집행 등 국내유가 안정대책에 나설 방침이다. 기업들은 고유가 시대에 '기름 한 방울이라도 덜 쓰자'며 대대적인 에너지절약 운동에 들어갔다.

◇정부대책=두바이유가 10일 평균으로 배럴당 35달러를 넘으면 정부는 내국세를 인하할 방침이다. 현재 휘발유에 붙는 세금은 교통세 559원을 포함해 지방주행세.교육세.부가세 등 ℓ당 860원 수준이다. 여기서 교통세를 10% 정도 내리고, ℓ당 8원인 석유수입부담금을 4~6원으로 낮추면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을 1360원 이하에서 억제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이와 함께 산업자원부는 고유가가 장기화하면 비축유를 방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재경부는 이번 유가상승이 해외요인에 의한 것인 만큼 소비자 가격을 낮추기보다 유가 인상요인을 시장 참여자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조심스런 입장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아직 평균 가격이 배럴당 33.67달러이기 때문에 좀더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대응책을 시행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에너지 절약운동도 추진된다. 산자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은 두바이 유가가 배럴당 35달러를 넘으면 승강기 3층 이하 운행을 금지시키고, 유흥업소.심야영화관 등의 옥외 전광판 사용을 자제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유가가 폭등을 거듭하는 최악의 상황이 오면 에너지 대량 소비처에 에너지 사용을 줄여 달라고 권고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대응=기업들도 비상이다. 올해 사업전략을 새로 짜는 한편 절약 캠페인에 나서거나 원가인상분을 제품 값에 반영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대규모 공장이 많은 대기업에서는 그룹 차원에서 절약캠페인이 이어지고 있다. LG는 최근 화학공장에서 '1사업장 1에너지 절감'행사를 벌였고, 전자 생산라인에서는 '에너지 사냥 감시단'을 가동시키는 등 비용절감 대책을 세웠다. 삼성SDI는 'PC 모니터를 끕시다'캠페인을 회사는 물론 가정에서도 벌이고 있다.

아예 올해 사업계획을 새로 짜기도 한다. 항공 및 해운업계는 비수익 노선의 축소를 검토하거나 연료조달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유가 상승세가 계속되면 비상경영 시나리오에 따라 비수익 노선의 운항을 줄일 계획이다.

이원호.김종윤 기자<yoonn@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 유가 수준별 3단계 대책

<지난해 마련, 올해 적용 검토 중>

-1단계(배럴당 32달러 초과):2050개 대형 에너지사용업체의 자발적 소비절약 촉구, 천연가스 소비절감 프로그램 및 에너지절약 우수가정 인센티브 시행, 유흥업소.체육시설.경관조명 등의 24시 이후 전기사용 자제 유도, 승용차 자율 10부제 시행

-2단계(배럴당 35달러 초과):천연가스 소비절감 프로그램의 산업체 확대, 에너지 다소비업체 직접 부하제어사업 확대, 신규 심야전력사용 신청금지, 유흥업소.심야영화관 등 옥외 전광판 및 영업시간 제한, 승강기 3층 이하 운행금지 및 4층 이상 격층운행, 골프(연습)장.스키장 심야전기사용 제한, 교통세.유류부담금 인하

-3단계(배럴당 40달러 초과, 심각한 수급 차질):에너지 대량 소비처에 대한 일부 사용제한, 전력 제한송전, 석유배급제 조정.명령 조치

*중동산 두바이유 기준

자료:산업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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