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소탄 숨긴 미스터리 코미디-"미지왕"촬영마친 김용태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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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12월21일 개봉되는.미지왕'은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많이 불러일으키는 한국영화다.제목은.미친 놈 지가 무슨 왕자라고'의 준말.신세대의 왕자병 관련 유행어다.표방하는 장르도 처음 들어보는.히스테리'.영화매니어조차 고개를 갸웃거릴 만 하다.“유쾌하다는 뜻의 영어단어 힐레어리어스(hilarious)와 미스터리의 합성어예요.결혼식날 사라진 신랑을 찾는 미스터리적 구성을취하면서 표현방식은 코미디를 따라가기 때문에 이런 용어를 만들었습니다.” 지난주 석달간의 촬영을 마친 김용태(33.사진)감독은 흥행영화는 처음인 신인.그러나 작의를 설명하는 말투는 대단히 진지하다.그가 내민 영화의 스틸사진 몇장은 그의 말대로 이 영화가 대단히 독특한 코미디임을 암시한다.“케이블가이”의 짐 캐리처럼 기괴하게 뒤틀린 표정을 짓고 있는 주인공 왕창한(조상기)은 자유분방한 연애생활을 즐기다 어느날 느닷없이 10살연상의 여인 엄청난(김현희)과 결혼식을 올리게된다.그러나 하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 식장에 신랑의 모습은 나 타나지 않고 일대 소란이 벌어진다.신부집의 돈을 노린 누군가가 신랑을 납치했다고 판단한 경찰은 하객들에게 동남아여행권을 내걸고 취조를 하고,그때부터 신랑의 요절복통할 과거와 현재가 어지럽게 화면을 덮어간다.
감독이 직접 쓴.미지왕'의 스토리는 대학시절 동기 여학생과의실패한 첫사랑을 바탕으로 한 것.가편집필름을 본 주위의 반응은논리보다 화면의 경쾌한 회전과 표현주의적 묘사가 맛을 내는 뮤직비디오같은 작품이라는 평이다.뉴욕에서 영화학 을 공부한뒤 실험영화를 주로 찍어온 김감독은 감각적이고 기발한 연출력을 높이산 태흥영화사에 의해 올해초 파격적으로 기용돼 첫 장편을 발표하게 됐다.
“인간에 내재된,보이지 않는 폭력을 비폭력적 방법으로 드러내보이는 일에 관심이 있었고 그래서 코미디를 택했다”는 그는“관객의 예상과 정반대되는 지점에 폭소탄이 묻혀진 도발적인 코미디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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