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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내일 개막, 국가대표만 5명 … ‘무서운 샛별’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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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허재 KCC 감독을 제외한 나머지 9개 프로농구팀 감독들의 머릿속엔 세 개의 글자가 맴돌고 있다.

바로 ‘하승진’이다.

2m22cm의 괴물 센터 하승진(KCC)을 어떻게 막을까 하는 고민에 감독들은 밤잠을 설친다. 파울 작전, 성질 돋우기, 골대 바깥쪽으로 밀어내기, 샌드위치로 묶기, 하승진에게 공을 줄 선수부터 압박하기, 아예 빠른 선수들만 기용해 느린 하승진이 돌아오기 전에 공격을 끝내버리기 등의 묘안을 찾고 있다. 최인선 엑스포츠 해설위원은 “키가 워낙 크기 때문에 아무리 고민해도 하승진 묶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하승진이 신인왕을 보장받은 것은 아니다. 올 신인 중엔 하승진을 이길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를 위한 연습경기에서 하승진은 슛이 블록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골리앗을 쓰러뜨린 주인공은 윤호영(동부)이다. 키는 1m96cm이지만 26cm 더 큰 하승진의 슛을 쳐낼 정도로 탄력과 센스가 좋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뛰어나 작은 김주성이라고도 불리며 한국의 역대 스몰 포워드 중 최고가 될 거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주성과 찰떡 궁합을 맞추면 하승진-서장훈의 파괴력 못지 않다.

그러나 그런 윤호영도 신인 드래프트 순위는 세 번째로 밀렸다. 아르헨티나에서 온 사나이 김민수(SK) 때문이다. 혼혈인 그는 2m의 키에 외국인선수 같은 덩크슛과 확률 높은 페이드어웨이 슛을 장착했다. 그는 대표팀 기둥 파워포워드다. SK 나이츠의 장지탁 사무국장은 “실력도 좋지만 이국적인 외모의 김민수를 보러 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그런 김민수도 동기 중 최고 인기 선수는 아니다. 꽃미남 스타 강병현(전자랜드)을 절반도 따라갈 수가 없다. “병현 오빠의 미소와 복근에 반했다”며 그의 팬클럽에 가입한 여성이 벌써 1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전자랜드 최희암 감독은 “병현이를 보러 프로농구장에 오빠부대가 다시 등장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얼굴만 반지르르하지 않다. 1m93cm의 키에다 선 자리에서 점프해 덩크를 하는 다이내믹한 그는 한국 농구의 숙원인 장신 가드 문제를 해결해줄 주인공으로 꼽힌다.

네 선수와 차재영(삼성)을 포함, 올 신인 중엔 국가대표가 5명이나 된다. LG의 기승호, 오리온스의 가드 정재홍의 실력도 만만치 않다. 농구판을 싹 바꿀 역대 최고의 신인들이 나오는 2008~2009 프로농구는 31일 개막한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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