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동네 장애인들 그림展 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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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제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준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아름다운 사람,꽃동네 사람들'이란 제목의 미술전시회가 열리고있는 서울마포구서교동 녹색갤러리.소아마비로 머리.손을 빼고는 전신이 마비된 千성훈(27)씨의 말이다.22일부터 12월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 35점의 작품을 출품 한 千씨등 5명은 충북음성 꽃동네 심신장애인요양원에 사는 장애인들.이들이 지난 7년간 앉아 있기조차 불편한 몸으로 밤을 새워 그려낸 작품이란 점에서 일반 전시회와 의미가 사뭇 다르다.
색채가 밝고 명랑한 분위기의 그림이 주종을 이루지만 장애인의아픔을 그대로 드러낸 작품도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한다. 李궁(31)씨는“그림을 다 그린 뒤 마지막 서명작업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일반인이면 쉽게 끝날 서명이지만 이들은 떨리는 손을 다른 한 손으로 잡고 몇분씩 조준해야 겨우 위치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들이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 리기 시작한 것은 90년.우연히 꽃동네를 찾은 미술학원강사 韓모씨가이들이 크레파스로 달력 뒷면에 그림 그리는 것을 보고 가르치기시작했다.“이들의 그림은 어떤 기교나 꾸밈도 없는 순수한 마음그대로를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더 감동 적”이라는게 韓씨의 평이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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