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産 '보졸레 누보' 시판 개시-시음회등 酒黨들 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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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파리=고대훈 특파원] 96년산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 또는 primeur)가 21일 프랑스와 전세계에서 동시 시판에 들어갔다.
보졸레 누보가 첫선을 보인 이날 프랑스 전역에선 예년과 마찬가지로 즉석 시음회가 열렸고.보졸레 누보 도착'이라는 알림판을내건 식당과 술집앞에는 밤늦도록 주당(酒黨)들의 축제가 이어졌다. 올해는 특히 지난해보다 밝고 건조한 날이 계속돼 수확량이늘었고 술맛도 더욱 좋아졌다는 평가다.
올해 생산된 5천4백만병(약 6억프랑어치)의 보졸레 누보는 앞으로 3주동안 대부분 동이 날 전망.이중 절반은 프랑스 국내에서 소화되고 나머지는 세계 1백92개국에 수출된다.
보졸레는 프랑스 중동부 부르고뉴 지방의 론 일대에서 생산되는적(赤)포도주와 백(白)포도주를 통칭하는 이름으로 햇술이라는 의미에서.누보'또는.프리메르'라는 이름이 붙은 것.지난 54년처음 개발돼 매년 11월 세번째 목요일 시판에 들어가는 보졸레누보는 사실 질좋은 포도주와는 거리가 멀다.
장기간 보관하면 맛이 더하는 일반 포도주와 달리 보관이 길어지면 맛이 오히려 떨어지도록 탄소를 섞어 양조(釀造)한 햇술일뿐이다. 보통 출시이후 한달이면 자취를 감추는 희소성과 연하고부드러운 감칠 맛,그리고 보통 한병에 3천~4천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이 매력이다.
그러나 이때문에 일부 애주가들은 포도주에다 물.색소.설탕을 탄 싸구려 술이라고 혹평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보르도에도.누보'가 있지만 포도 자체의 질과 제조공정이 달라 보졸레와 같은 맛은 내지 못해 보졸레 누보만이 포도주시장에서 독특한 지위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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