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開放的 지역주의' 지향-APEC회의 과제 무엇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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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번 아태경제협력체(APEC)회의의 가장 큰 의의는 무역투자자유화에 관한 국별실행계획(IAP)을 확정짓는다는데 있다.회원국들간 추진속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내년에.동시적'으로 자유화에 나서게 되기 때문이다.
국별실행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의 적극적인 자세다.ASEAN은 역내무역자유화(AFTA)의시한을 2008년에서 2003년으로 앞당기고 그 혜택을 여타 APEC회원국에 적용하겠다고 밝혀 이제까지의 소 극적 입장에서탈피했다.
우리나라도 농산물분야를 제외하면 무역.투자 전반에 걸쳐,특히외국인투자 자유화에 관해 전에 없이 적극적인 입장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APEC이 어떻게 세계무역기구(WTO)강화에 기여하느냐다.APEC이.개방적 지역주의'를 지향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APEC이 자유화를 앞서 추진하고 이를유럽같은 역외국가에도 적용함으로써 여타 WTO회 원국들에 상응하는 자유화를 추진하라는 무언의 압력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조만간 획기적인 무역자유화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WTO가입을 APEC이 20일 지지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이에따른 중국의 자유화 확대는 역내협력 뿐만 아니라 다자간무역체제의 강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다.분야별로는 컴퓨터.반도체등 정보기술제품의 관세를 2000년까지 철폐하자는 정보기술협정(ITA)에 합의를 도출하고,WTO회원국들의 동참을 촉구하는것도 다자간무역체제에 대한 중요한 기여로 기록될 것이다.
세번째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APEC을 짜임새있는 협력체로 키워나가는 세심하고도 구체적인 노력이다.러시아등 가입을 기다리고 있는 11개 나라의 신규가입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고,현재의 운용체제도 어떤 형식으로든 재조직될 필 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APEC은 또다시.말잔치의 연례행사'로 전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김정수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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