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새출발 새인생-연습생 1루수 삼성 남기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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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반드시 진흙속에서 찾은 진주가 되겠다.』 가을훈련이 한창인프로야구 삼성의 경산 볼파크.푸른 유니폼의 선수들 틈속에 낯선회색빛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배팅연습을 하고 있다.바로 올해까지 경성대 4번타자로 활약했던 남기훈이다.
남은 최근 삼성이 실시한 신인공개테스트에 응시,6명의 합격자에 간신히 끼어든 2군후보생이다.96시즌 대학무대에서 21게임에 출전해 62타수 18안타(0.290),홈런 4개,14타점을기록했다.이 정도면 프로에 충분히 갈만한 실력이 다.그러나 그는 1차지명은 물론 2차지명에서조차 어느 구단의 지명도 받지 못했다. 1루수로 활약했던 남기훈의 수비포지션 때문이다.프로 8개구단 1루에는 막강한 주전선수들이 버티고 있어 어느 팀도 남기훈에게 눈길을 주지 않은 것.
삼성 최무영스카우트는 『이번 2차지명때 1루수는 6라운드까지단 한명도 지명받지 못했다』며 『주로 투수.포수.내야수가 인기있는 포지션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남기훈은 초등학교때부터 시작했던 야구를 버릴 수 없어연습생의 고된 길을 택했다.공주고시절 함께 전국무대를 제패했던노장진(한화)과 정회선(삼성)을 바라보며 자존심을 송두리째 버리고 테스트에 응했다.
노장진은 내년 한화의 돌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고 정회선은 삼성이 쌍방울에 이종두와 김성현을 내주고 뽑았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삼성 김용철배팅코치는 『좌타자로서 배팅에 재질은 있다』며 남기훈을 『우선 대타감으로 키우겠다』 고 말하고 있다.남기훈은 『앞으로 5년간 내 인생은 없다』며 『야구에만 전념해 장종훈형처럼 되겠다』고 다짐한다.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는 1년간 1군등록을 할수 없다」는 KBO규약때문에 잘해야 98년에나 1군무대를 향할 수 있는 남기훈.그는 과연 진흙에서 캐낸 진주가 될 것인가.그가 어떤 노력을 기울이느냐가 그 대답을 해줄 것이다.

<대구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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