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감각’ 하는 스타들이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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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울패션위크는 ‘한 패션 감각’ 있기로 유명한 국내 연예인들이 총출동해 그들의 스타일과 감각을 모처럼 발휘한 자리였다.

어느 디자이너의 패션쇼에 어느 연예인이 참석했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패션위크를 즐기는 하나의 묘미가 됐다. 패션쇼를 찾은 스타들의 옷차림을 살펴보면 쇼 디자이너의 스타일과 일맥상통함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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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일인 지난 18일과 19일 남성복 컬렉션 기간에는 남자 패셔니스타들이 대거 참석했다. 먼저 송지오 쇼에서는 탤런트 지진희, 오지호, 차승원, 이지훈이 등장했다. 모던하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정제된 스타일의 송지오 컬렉션처럼 게스트로 참여한 스타들 역시 담백한 스타일을 즐기는 이들이었다. 다음날 이주영쇼에는 ‘록커’스타일로 대변되는 디자이너의 스타일처럼 개성 있는 캐릭터의 스타들이 객석 앞줄을 채웠다. 홍록기는 파란색의 나비 넥타이로 발랄한 포인트를, 홍석천은 빨간색 셔츠를 청바지와 보색 매치해 컬러 스타일링을 보여줬다. 예지원은 몸매를 드러내는 타이트한 가죽계열의 옷과 부츠, 여기에 블랙 레이스 스타킹을 매치해 과감하면서도 섹시한 매력을 과시했다.

같은 날 장광효 쇼에는 연예인과의 교류가 많은 디자이너의 컬렉션답게 많은 스타들이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김윤아·김형규 부부는 브라운 컬러로 통일한 커플룩을 선보였다. 같은 브라운 컬러의 재킷이라도 나일론과 가죽 등 서로 다른 느낌의 소재를 선택해 지루하지 않고 세련된 커플룩이었다. 소지섭은 검정 가죽 코트에 페도라 모자, 선글라스와 메탈 소재의 액세서리들을 매치해 터프가이다운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이밖에도 이휘재, 이필립, 원기준, 심은진 장미인애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스타 디자이너의 뮤즈는 …

서울 컬렉션의 대미를 장식한 ‘미스지 컬렉션’ 쇼장에는 ‘최고의 톱스타들이 가장 많이 참석하는 패션쇼’라는 명성에 걸맞게 이나영, 손담비, 박예진 등 많은 패셔니스타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심은하, 이영애, 장진영, 최지우 등 스타들이 사랑하는 스타 디자이너 지춘희. 패션 디자이너를 비롯한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제공하는 셀레브리티 뮤즈가 있듯이 그도 그만의 스타 뮤즈가 있을까?

“근본적으로 엄마가 아니었을까. 어린 시절부터 늘 나의 가까운 곳에서 가장 많은 영향력을 주는 분이니 말이다. 사실 딱 집어서 한 사람을 뮤즈로 삼지 않는다. 때에 따라 다르다. 사람보다는 오히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며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이다. 최근에는 이나영과 오다기리 조가 출연한 영화 ‘비몽’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남녀 주인공의 특이한 캐릭터와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 이미지가 주는 느낌, 일상에서 보지 못한 느낌들이 특히 맘에 들었다”

미스지 컬렉션에는 수 년째 매 시즌마다 무대에 오르는 고정 모델들이 있다. 그렇다면 그 모델들이 디자이너에게 일종의 뮤즈는 아닐지 궁금해졌다.

“베테랑 모델들의 경우 표현력이 워낙 좋아서 제 옷을 관객에게 더 잘 전달하기 때문에 내 무대에 세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장윤주는 몸이 동글동글 하면서도 왠지 내 주변 사람 같은 친근감이 있어서 아끼는 모델이다. ‘미스지 컬렉션의 자전거 소녀’라고도 불렸던 차예련 역시 매우 사랑스럽다. 예련이를 처음 봤을 때는 워킹이란게 뭔지 조차 모르는 아이였다. 그런데 마치 엄마 치마자락 붙들고 늘어지는 아이마냥 계속 물어보고 고쳐달라 조르고 끊임 없이 무언가를 갈구하더라. 그 모습을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물론 예쁘고 개성있기도 하지만 말이다. 지금도 어린 친구들, 신선한 얼굴들을 찾아내면 그 친구들의 보이는 면이 아닌 잠재된 가능성을 본다. 그래야 지춘희의 모델이자 뮤즈다.”

김성욱 기자 sungw@joongang.co.kr, 사진=특별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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