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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非理' 검찰.정치권.행정부 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이성호(李聖浩)전 보건복지부장관의 금품수수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은 잇따른 중.하위직 사정 과정에서 모처럼 「대어(大魚)」를 낚은 긴장감에 휩싸였다.
특히 수사과정에서 안경사협회가 지난 4.11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에게도 돈을 뿌린 사실이 드러나자 검찰수사 확대 가능성도점쳐지고 있다.
…검찰은 H,Y의원등 정치인들도 총선 과정에서 안경사협회로부터 선거자금등 명목으로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이들에 대한처리를 놓고 고심하는 표정이 역력.
검찰의 한 간부는 『일부 정치인의 금품수수 사실이 확인됐으나선거법은 공소시효가 지난데다 후원회원 형식으로 가입해 돈을 건넨 경우마저 있어 정치자금법 적용도 쉽지 않다』면서 『이들을 불문에 부쳤을때 국민이 이해해줄지 걱정』이라고 고충을 토로.
…12일 검찰청사로 자진 출두한 박성애(朴聖愛)씨는 조사초기김태옥(金泰玉)씨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하는 바람에 수사가 한때 진통.
한 수사 관계자는 『朴씨가 12일 오후3시쯤 검찰청에 불려온뒤 혐의 사실을 14시간동안이나 완강히 부인해 어쩔 수 없었다』며 『그러다 13일 오전5시쯤 자백했다』고 설명.
그러나 朴씨는 『남편 몰래 시작한 계가 깨지는 바람에 수억원대의 빚을 지게 돼 金씨로부터 돈을 받게 됐지만 남편은 이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거듭 주장했다는 후문.
…안경사협회측으로부터의 금품수수등 사실을 부인해온 복지부 공무원들은 13일 오전 李전장관이 전격 경질되자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참담해하는 분위기.
복지부 고위 간부는 『지난해 10월 안경사협회에서 로비 명목으로 돈을 걷는다는 소문을 듣고 김태옥(金泰玉)회장을 불러 회원들에게 돈을 돌려주게 한뒤 감사때 영수증까지 확인했다』며 허탈해하는 표정.
이 간부는 또 『복지부 공무원들이 뇌물을 받았다고 언론이 보도했을때 심정적으로는 언론중재위에 제소할 생각까지 했었다』며 씁쓸해하는 모습.

<김기평.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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