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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불황 후유증 M&A시장에 '기업매물'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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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우리 회사 좀 사가세요.』 최근 국내경기가 불황에 빠져들고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곳이 있다.바로 「중고기업」을 사고 파는 기업인수.합병(M&A)시장이다.
이 M&A 시장에 최근들어 「기업매물」이 부쩍 늘고 있다.경영을 포기하고 회사를 팔려고 내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팔자」와 「사자」사이에 가격괴리가 크기 때문에 아직은 본격적인 거래가 많지않은 상태.전문가들은 불경기가 깊어져 더이상 버티기 힘들어진 기업이 자신의 「몸값」을 좀더 떨어뜨릴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초께엔 사정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게다가 내년 4월부터는 대량주식소유를 제한한 증권거래법 200조가 폐지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에 따른 선진국의 시장개방압력등으로 M&A가 한층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때를 겨냥해 기업「복덕방」격인 증권사등 금융기관의 M&A팀이나 M&A전문중개회사들은 벌써부터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증권사들의 경우 매도 의뢰건수가 연초보다 2배이상 증가했다는소식이다.새주인을 찾는 기업매물중엔 상장회사들도 적지않다.중견전자업체인 G사.J사,봉제의류회사인 B사,제약회사인 B사,철강회사인 H사,화장품회사인 R사등이다.
최종원(崔鍾遠)LG증권 M&A팀장은 『경기가 급랭하기 시작한지난 4월부터 기업매물이 쏟아지고 있으며 그동안 중소기업 50여개를 확보해놓았다』고 말했다.
기업매수주문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아예 돈을 미리 맡겨놓고 『좋은 물건이 있으면 무조건 잡아달라』며 부탁하는 기업들도있다.앞으로 급성장세가 예상되는 통신.환경.생명공학등이 이들이찾는 인기업종이다.
특히 통신업종은 나오기가 무섭게 팔려 매물기근에 허덕인다는게崔팀장의 설명이다.
대신 철강.건설.가전등 소위 「한물간 업종」은 찬밥신세다.
M&A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하는 수요처는 거평.한솔등 사세확장을 위해 「가지뻗기」가 한창인 신흥대기업들.여기에 외국의 다국적기업들이 가세,국제전 양상마저 띠고 있다.
예컨대 세계적인 다국적 유통체인인 네덜란드의 마크로사는 국내냉장업체나 유통업체를 인수하려고 대상을 물색중이란 소문이다.
. ***[ 26면 『커버…』서 계속 ] M&A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하는 수요처는 거평.한솔등 사세확장을 위해 「가지뻗기」가 한창인 신흥대기업들.여기에 외국의 다국적기업들이 가세,국제전 양상마저 띠고 있다.예컨대 세계적인 다국적 유통체인인 네덜란드의 마크로사는 국내 냉 장업체나 유통업체를 인수하려고 대상을 물색중이란 소문이다.
M&A정보제공자에게 「현상금」을 걸어놓은데도 있다.대표적인 예가 서울증권.이 회사는 최근 M&A가 성사될 경우 정보제공자에게 거래대금의 3~9%에 달하는 「파인더스 피」를 제공하고 있다. 조만간 2천만원의 파인더스 피를 타갈 첫 주인공이 탄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요즘 매물중 「쓸만한」것은 그리 많지 않다는게 M&A중개업자들의 고민이다.한국M&A㈜의 한 관계자는 『매물이 평소보다 배가까이 늘고있긴 하나 부실정도가 심한 어설픈 기업들이 대부분인데다 매수측도 매도가격이 높은 때문인지 투 자의사 결정을 미루고 눈치만 봐 성사시키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기가 더 나빠져야 기업내용은 좋으나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매물화되는 회사들이 늘 것』이라며 『그때 가서야 M&A시장이 본격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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