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96프로축구정규리그>中.관중과 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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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올시즌 프로축구는 2002월드컵 유치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관중동원은 평년작에 머물렀다.
프로축구계는 당초 월드컵열기가 흩어진 축구팬들의 발길을 경기장으로 끌어들이고 프로야구에 밀린 인기를 한껏 높여줄 것으로 기대했다.줄이고 줄인 목표관중이 2백만명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이하였다.올시즌 1백80게임(아디다스컵 포함)이 펼쳐지는 동안 축구장을 찾은 관중은 모두 1백85만9천5백7명.게임당 1만3백30명으로 지난해 시즌 1만2백36명보다 1백명도 늘어나지 않은 수치다.
더욱이 월드컵개최결정(5월31일)이후 관중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아디다스컵 36게임에서 1만3천2백71명을 기록한 평균관중은 정규리그(라피도컵)가 시작된 5월 1만3천30명(11게임)을 거쳐 정작 「취리히의 낭보」를 듣고난 6월엔 1만2천3백26명(29게임)으로 줄었다.
올림픽열기에 가린 7월은 차치하고 8월 이후의 축구장에서도 「월드컵특수」는 온데간데 없었다.8월29일 익산경기(전북-일화)에는 고작 4백53명이 모이는등 1천명이하 초미니 관중앞에서치러진 경기만 세차례나 됐다.
이같은 현상은 무엇보다 프로연맹과 대다수 구단의 무대책이 빚어낸 결과로 볼수 있다.
월드컵열기에 편승한 관중증가를 기대했을뿐 축구팬들의 발길을 모으는 구체적 방안을 모색하고 관중이 줄어드는 원인을 캐고 대책을 마련하는데 등한히 했기 때문이다.
도리어 걸핏하면 장소(13회).시간(20회)을 변경,혼선을 주는 바람에 팬들을 쫓아버린 경우도 많았다.
이와는 반대로 전남드래곤즈의 성공사례는 특기할 만하다.전남은저조한 팀성적(전.후기 각 6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어린이팬클럽 결성.카드회원제 도입.8천회선의 자동전화안내시스템 구축등 다양한 홍보활동으로 매번 만원사례를 기록,『한국 축구의 메카를광양으로 옮겨놓았다』는 평가마저 듣고 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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