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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카메라로 연어 양식장 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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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 노르웨이 피오르드 해안의 어부가 연어를 안고 있다. 우리나라는 노르웨이에서 연간 120억원 상당의 연어를 수입하고 있다.

"바닷속 연어들의 발육상태를 지상에서도 꼼꼼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수중에 설치한 카메라 덕분이죠. 모니터를 통해 보면 물고기들의 건강은 물론 수질 등도 철저히 체크할 수 있습니다."

노르웨이 제2의 도시 베르겐 외곽 피오르드 해안(빙하의 침식작용으로 생긴 해안)에 있는 연어양식장.

노르웨이 국립수산물영양연구소의 선임연구원 잉그빌드 그라프 박사는 컴퓨터.수중 카메라.자동 먹이 공급시설 등 첨단 설비와 기술이 노르웨이 수산업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해안선을 따라 설치된 800여개의 양식장에서 사육된 물고기는 세계 17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우리 나라가 연간 1000만달러(약 120억원) 상당을 수입하고 있는 연어의 경우 노르웨이산이 세계 총 생산량의 절반을 넘는다.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연어의 92%가 노르웨이산이다.

이 같은 노르웨이 수산업의 선두에는 105년 전통의 리로이수산물그룹이 있다.

리로이수산물그룹은 노르웨이 전체 수산물 수출 물량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대기업으로 특히 연어 부문에서는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수출 품목도 연어.고등어.대구.아귀 등 10여종에 달한다.

전 세계 40여개국에 수출하는 물량은 연간 10만t 이상. 이 회사는 우리 나라에도 지난해 420만달러(약 50억원) 상당의 연어를 수출했다.

미국.프랑스.일본.중국 등 7개국에 해외 지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최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을 공략 대상으로 삼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연어 소비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일본에는 수산물 운반을 위해 이미 1996년부터 전용기를 띄우고 있다.

리로이수산물그룹 관계자는 "피오르드 해안이 수심이 깊어 수산물 양식에 최적지인 것은 사실이지만 60년대에 시작한 양식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킨 것이 우리 회사의 성장 배경"이라고 말했다.

실제 해안에서 불과 몇십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연어 양식장의 수심이 100~500m나 된다.

첨단 설비를 위해 6억원 정도를 투자한 양식장 한 곳의 연간 매출은 50억원 정도. 자동화 시설 덕에 관리직원은 2명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노르웨이 연어 양식업도 지난해 적지 않은 시련을 겪었다. 연어 생산량 급증으로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결국 업체들의 저가 경쟁으로 연어 양식업체 중 30% 정도가 파산하거나 합병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하지만 리로이는 97년부터 가족 중심의 경영체제에서 탈피, 적극적인 투자유치 등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지난해에는 노르웨이 증시에서 수산업체로는 유일하게 투자전망이 밝은 기업으로 선정됐다.

베르겐=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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