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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뿔났다고? 미술치료가 묘약

중앙일보

입력

도화지 가득 맛있는 음식, 예쁜 옷, 데이트 하는 남녀, 팔등신 미녀, 그리고 휴양지의 사진이 두서없이 붙어있다. 그 한복판에 뱀이 똬리를 틀고 있다. 차병원 바이오메디컬센터 임상미술치료 클리닉의 벽에 붙어 있는 그림이다.

“모든 것이 뱀의 유혹처럼 느껴진다는, 의대에 다니는 여학생이 만든 작품이에요. 미에 대한 열망, 남자친구에 대한 동경 등 여대생으로는 당연히 누리고 싶은 것들인데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사악한 뱀의 유혹이라고 느끼는 거죠.” 차병원 임상미술치료 클리닉 김선현 교수의 설명이다. 
 
체계적인 관리의 임상미술
치료미술치료란 미술 작업을 통해 정서불안과 마음의 고통을 정상화시킴으로써 개인이 원만하고 창조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심리치료다. 외국의 경우 존스홉킨스 대학병원이나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등 이름난 병원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효과를 보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대학병원을 중심으로미술치료 클리닉을 운영하는 곳이 늘고있다. 그중 차병원 바이오메디컬센터의 임상미술치료 클리닉은 호르몬 검사와 자율신경 변화를 살피는 HRV검사 등 스트레스 상태를 꾸준히 측정해 미술치료의 효과를 보여준다. “꾸준히 치료를 하다보면그림 색깔이 밝아지고, 모든 행동에 적극적으로 임한다. 그만큼 스트레스의 수치도 내려가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김 교수는 말한다.
 

미술치료 적극적·소극적인 사람 모두에게 치료효과 높아
빌딩의 높이만큼 그림자도 길어진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의 이면에는 성공의 높이만큼 스트레스가 쌓여있다.
최근 클리닉을 찾은 한 50대 중소기업사장의 그림은 푸른 바다에 야자수 한 그루가 덩그러니 그려져 있다. 사장으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고 싶다는 내면이 말을 걸어 온 것이다. 김 교수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속마음을 표현하는데 서툰 사람이 많다”고 말한다. 미술치료는 표현에 소극적인 사람이나 적극적인 사람 모두에게 효과가 있다. 소극적인 사람은 그림을 통해 숨겨둔 이야기를 표현하여 스트레스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사람이 된다. 적극적인 사람은 그림을 그리는 행동 자체로 스트레스를 해소해 상황대처 능력을 키우고 면역성을 강화한다. 

스트레스 해소, 나만의 방법을 찾아라
이런 효과로 인해 미술치료 클리닉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다양해졌다. 주부우울증을 앓는 여성은 물론이고 술과 담배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에 한계를 느낀 중년남성도 최근 미술치료 클리닉을 찾기 시작했다. 스트레스를 적극적으로 치료하기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자기 관리를 잘하는 사람들은 스트레스 대처 능력에도 뛰어나다고 말한다.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하나쯤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다. 평소에 내가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운지를 생각해서 실천하는 습관을 길러라. 산책하는 게 좋다면 산책을, 운동을 좋아한다면 운동하는 시간만큼은 양보하지 않는 게 좋다. 만약 스스로 풀 수 없는 스트레스라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를 찾는 것이 좋다.” 

프리미엄 이세라 기자
사진=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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