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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비리 수사서 드러난 버스업체 수익 實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승객은 감소하고 운송비용은 늘어나 요금인상을 통해 적정수준의 운송수입 보전이 불가피하다.』 서울시가 지난 7월1일자로 시내버스 요금을 17.6%나 올려주면서 시민들에게 한 말이지만버스업계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 이는 거짓으로 판명됐다.
버스회사들이 요금을 올려야한다는 근거로 내세운 「교통체증으로인한 승객감소」는 엄살일뿐 업체 대표들이 요금수입금의 상당액을빼돌린 것이 실제 「적자」요인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 수사대상이 된 17개 업체 모두 지난 2년동안 적게는 5억원 안팎에서 많게는 30억원까지 평균 14억여원의 요금수입을 횡령해 「회사는 빚만 남고 알맹이는 업주들이 가져간 꼴」임이 확인됐다.업주에게는 시내버스 경영이 여전히 「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것이다.
더욱이 업주들은 월평균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씩 수입금을 착복해왔으면서도 비밀리에 보관하고 있는 장부를 조사한 결과 이번에 입건된 17개사중 불과 3개사만이 당기 순손실(95년)을 기록,버스회사가 「남는 장사」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업자들의 「울상」과 로비에 넘어가 매년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요금인상을 해줬다.
업체들의 누락내용을 보면 대진운수는 지난해 결산시 4억8백만원의 적자로 2중장부를 작성해 신고했으나 매출누락액 10억8천만원을 포함시키면 6억7천2백만원의 흑자가 된다.
이밖에 신흥교통은 95년 6억5천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도 2억6천만원의 운송수입을 빼돌려 수입착복은 업체의 흑자.
적자와 관계없이 광범위하게 자행돼 왔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의 수입금 누락방법도 교묘하다.서울승합.선진운수.대진.태진운수등은 일일 수익금 정산작업 직후 일정금액을 누락시켜 운송수입일보.노선별 수입집계표등을 재작성한다.
이후 입금실 직원들이 작성한 원래 운송수입일보는 파기하고 같은 방법으로 빼낸 운송수입금을 1만원권 지폐로 교환,사장실 금고등에 보관하거나 빼돌렸다는 것.
아진교통의 경우 토큰수입을 허위로 작성한후 하루 3천개(시가1백20만원)씩 누락시킨 토큰을 경리부장이 직접 마대에 넣어 소매업체를 돌아다니며 방문판매.현금교환등 방법을 사용했다.
요금이 오르면 횡령액을 늘려간 것으로 드러났다.
아진교통의 경우 95년 요금인상 이전에는 하루 1백40만원씩누락시키다가 95년 요금인상후에는 하루 2백60만원으로,96년인상후에는 하루 4백만원씩 누락액을 늘렸다.업주들은 빼돌린 돈으로 수억원대의 사채놀이(현대교통)를 해오거나 수억원에 이르는자녀의 볼링장 구입채무 변제(서울승합).부동산 투기.사치호화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노선조정관련 공무원들은 버스업체로부터 상시뇌물을 받았으며 특히 버스노선조정시기인 매년 4~6월을 전후해 집중적으로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동재.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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