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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환율 기업 울상 정부도 당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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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최근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의 급속한 하락(환율 상승)이 또다른 불안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그전같지 않게 환율 오름세가 수출에는 별 도움을 못주면서 수입부담과 환차손만 잔뜩 늘려놓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날 90년대 들어 처음으로 8백30원대를 돌파한 기세가 이어지면서 달러당 8백34원에첫시세가 형성된후 장중 한때 달러당 8백34원50전까지 치솟는등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이에따라 30일 고시 될 기준환율은달러당 8백33원60전으로 역시 90년대 최고치를 경신했다.29일 현재 지난해말(달러당 7백74원70전)과 비교한 원화가치절하폭은 7.06%로 7%선을 넘어섰다.
〈관계기사 27면〉 이같은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최근의 상황이 수급불균형이나 투기장세는 아니라고 보고 적극적인 개입을 자제하고 있다.외환은행 외화자금실 관계자는최근의 수급상황이나 한은의 움직임을 감안할 때 연말까지 달러당8백 38원선까지는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최근의 달러환율 상승은 우리 경제에 무역적자가 계속돼 달러공급(수출)보다 수요(수입)가 훨씬 많은데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수출 경쟁력 회복차원에서 내심 어 느 정도의 환율 상승을 용인해왔던 정부도 정작 최근의 환율 급등에는당황하는 눈치다.한승수(韓昇洙)경제팀은 8월말까지만 해도 달러당 8백20원선이 적정 환율이라고 진단했다.달러당 8백10~8백20원선의 환율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연구원은 연말에 가면 원화 환율이 달러당 8백40~8백45원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연구원은 내년에도 달러화 강세가 유지되고 달러 수요가 늘어나 원화 환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현재 원화가 달러화등 주요 교역국 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된 상태며,다른 나라와의 물가수준등을 고려한실질실효환율로 본 적정 환율은 8백15원선이라고 주장했다.
환율이 급상승하면 한국에 진출한 외국인이나 기업들이 가만히 앉아 환차손을 당할 수 있어 서둘러 외화를 유출시키는 악순환도배제할 수 없다.
손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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