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상당히 안 좋다” 금리 추가 인하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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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태(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중소기업 자금난을 감안해 은행의 중기 대출 재원으로 쓰이는 한은의 총액한도대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리 인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물가 불안이 남아 있지만 경기가 상당히 안 좋고 경상수지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경기가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유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는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물가보다는 경기 쪽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19일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통화정책은 최소한 6개월~1년 후 경제상황을 고려하기 때문에 한번 방향을 잡으면 어느 정도 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금리인하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기준금리를 연 5.25%에서 5%로 0.25%포인트 내렸고, 총액한도대출 금리도 3.5%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 총재는 “물가와 경기·국제수지 세 가지 큰 거시변수 방향이 충돌하고 있다”며 “중앙은행이 그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경제는 국내외 사정이 어렵기 때문에 상당히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환란 직후처럼 마이너스 성장까지 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중소기업 지원 방안에 대한 질의에 대해 “총액한도대출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6조5000억원인 총액한도대출을 얼마나 늘릴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총액한도대출의 규모 조정은 한은의 의사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다음 회의는 23일 열린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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