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미디 살아있는 전설 93세 보브 호프 프리랜서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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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미국 코미디계의 살아있는 전설 보브 호프(사진)가 93세의 나이로 프리랜서를 선언해 화제다.
보브 호프는 23일(이하 현지시간) 할리우드의 한 정보지에 낸 전면광고에서 60년간 라디오와 TV로 인연을 맺어왔던 NBC와의 관계를 청산하겠다고 밝혔다.그는 이 광고에서 『난 프리랜서가 되기로 했다.(자유계약선수가 된)마이클 조던 은 이제 조심해야 할 것』이라는 조크와 함께 새로운 삶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미국 예술사에 원맨쇼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인물로평가받는 호프는 하지만 NBC와의 계약을 끝낸뒤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의 대변인인 워드 그랜트는 『그는 은퇴하는게 아니다.다만 기어를 바꾸고 있을 뿐』이라며 『그는 여전히 엄청나게 바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언급했다.그랜트는 호프가 자신의 자서전과 오디오 자서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NBC시절 출연했던 프로그램들을 홈비디오로 출반할 의사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트레이드 마크인 매부리코를 내세운 영국출신의 호프는 32년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데뷔했다.특유의 방언이 섞인 서민적인 웃음으로 그는 데뷔 3년만인 35년 NBC에서 자신만의 쇼를 맡을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2차대전중에는 미군이 있는 전쟁터를 찾아다니며 위문 쇼를 자청,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라디오.영화.뮤지컬.TV등을 두루 섭렵하며 미국의 대표적인 코미디언으로 국민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아왔다.
93년에는 닉슨.포드.카터.레이건.클린턴등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과 할리우드 톱스타들을 자신의 90회 생일잔치에 초대,NBC를 통해 이를 3시간동안 중계방송해 화제를 뿌린 적도 있다.72년,88년에는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오는 11월23일 방송되는 그의 2백84번째 특설무대이자 NBC에서의 마지막 스페셜 프로그램에서 호프는 「대통령들과의 웃음」이라는 제목으로 지금까지 자신과 미국 대통령들과의 인연을 회고하며 지난 세월을 반추할 예정이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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