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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 치료 찬반논쟁 한 일본 전문의 저서가 논란의 불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모든 암에서 검사를 받은 사람의 사망률이 줄지 않는다는 사실로 보아 암검진은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다.』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결과를 가지고 환자에게 육체적.경제적 고통을 주는것은 의사의 윤리가 아니다.』(이상 검진 무용론) 『몇가지 유리한 데이터만을 보고 모든 검사가 불필요하다고 단정짓는 것은 옳지 않다.예컨대 유방암 조기검진의 경우 55세이상에선 암사망률을 줄이는데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못된 정보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릴까 두렵다.』(이상 검진 유용론) 10월19일자 아사히신문 한면을 장식한 논쟁중 일부분이다. 지금 일본에선 암환자 치료에 대한 뜨거운 논란이 지난 3월부터 8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발단의 주인공은 게이오(慶應)대 암전문의인 곤도 마코토(近藤誠.48).문예춘추에 연재한 글을 책으로 출판하면서 의료계의 집중 공격을 받기 시작했다.
이 책은 의료서적으론 드물게 45만부가 판매됐고 7월 비소설베스트셀러부문 2위까지 오르는등 계속 10위권을 유지하고 있을정도. 그의 주장은 암검진및 외과수술,항암제 무용론으로 요약된다.수술만능을 환자에게 주입하는 외과의사들의 관행을 지적하고 항암제는 고통만 줄뿐 생존율을 높이는데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또 조기발견이 암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 는 어떤 증거도 없으므로 암검진을 거부하자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상식을 뒤엎는 그의 논리에 의료계가 발칵 뒤집히자 언론도 이를 다투어 소개,지금까지 문예춘추.아에라.쇼군(諸君)등 잡지는물론 도쿄TV.NHK.아사히신문.일본경제신문등에서 연일 곤도와이를 비난하는 기사를 다루고 있다.
이에대해 일본 의료계는 일반적으로 그의 주장이 독선적이고 위험하다고 비난하면서도 제시한 이론에 대해선 결정적인 흠을 잡지못하고 있는 실정.예컨대 유방암 조기검진의 유효성에 대한 연구중 일부에선 검진군의 사망률이 줄어들었지만 다른 연구에선 오히려 반대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이같은 논쟁은 현대 의료가 암치료의 결정적인 실마리를풀지 못하는 한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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