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1700원짜리 ‘입석버스’ 타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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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일산신도시에서 서울 광화문 근처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이모(44)씨는 매일 오전 6시쯤 집을 나선다. 조금만 늦어도 출근 승객이 몰려 광역(좌석)버스에서 빈 자리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이다. 일산 주변 택지개발이 잇따라 아파트 단지가 확장되고 인구도 증가하면서 버스는 갈수록 복잡해진다.

이씨는 “빈 자리가 없는 ‘콩나물 버스’에서 40~50분을 꼼짝없이 서서 가다 보면 진이 빠져 업무 능률도 떨어진다”며 “회사 출근시간보다 한 시간 이상 일찍 도착하더라도 새벽부터 서둘러 버스에서 앉아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서울에 직장이 있는 경기·인천 주민들은 아침마다 승객으로 붐비는 ‘콩나물 버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서울시 조사에서 드러났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수도권 광역버스의 출근 시간대(오전 6시30분~8시30분) 승객수는 1회 평균 72명에 달했다. 이달 8~14일 178개 노선에서 운행하는 광역버스 1747대의 교통카드 자료를 서울시가 분석한 결과다. 광역버스의 좌석이 45석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버스 1대당 20~30명이 서서 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용승객이 적은 오전 10시~낮 12시에는 광역버스 1380대가 1회 평균 33명의 승객을 실어나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출근 시간대의 1회 평균 승객이 100명 이상인 과밀노선도 12개나 됐다. 이런 노선에선 사실상 좌석버스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광역버스 요금은 1700원(교통카드 기준)으로 일반버스(900원)보다 800원 비싸다.

서울시는 지난달 20일부터 광역버스에 환승할인이 적용돼 광역버스 승객이 크게 늘어난 것도 출근시간 과밀화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수도권 광역버스 전체의 하루 평균 승객수(평일)는 65만 명으로 환승할인 시행 전(60만 명)보다 5만 명이 증가했다.

윤준병 서울시 교통기획관은 “환승할인 실시 이후 시간대나 노선별로 정확한 승객수를 알 수 있게 됐다”며 “이 자료를 토대로 버스 노선이나 배차 간격을 ‘고객 맞춤형’으로 조정, 출근 시간대 불편을 줄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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