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불황보다 강하다] ‘다라치’김태환 태풍F&B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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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여자 고등학교 앞에 고기집을 열었으니 장사가 됐겠어요. 자신감만 넘쳤죠. 지금 생각하면 웃음만 나옵니다.”

프랜차이즈 요리주점 ‘다라치’(www.darachi.co.kr)를 운영하는 김태환(46·사진) 태풍F&B 대표. 그는 지금의 사업을 하기 전 고기집을 차렸다. 당시가 1999년. 삼성전자 협력업체 영업사원으로 일하다가 외환위기로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직장을 잃은 직후다. 여기저기서 2억원을 끌어 모아 사업을 벌였으나 마케팅 실패로 1년 만에 빈털터리가 됐다.

생계가 막막했다. 그래서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치킨집에 도전했다. 6000만원으로 경기도 수원에 가게를 냈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처음 석 달 동안 하루에 다섯 마리 정도밖에 못 팔았다. 실패하면 온 가족이 거리로 내몰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곧 발품을 팔기 시작했다. 가게 주변 가정집을 일일이 방문해 전단을 돌리고 얼굴을 알렸다. 배달한 치킨이 맛없다고 하면 30분까지 그 집 앞에서 기다려 “죄송합니다”라며 머리를 조아렸다. 부지런함과 신망이 동네에 퍼지면서 장사는 흑자로 돌아섰다.

그는 2006년엔 직접 프랜차이즈 회사 ‘다라치’를 차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매우 독특한 방법을 도입했다. 항균 맥주를 앞세운 것이다. 나노기술을 이용해 맥주가 흘러나오는 관에 쌓이는 단백질과 박테리아를 제거했다. 또 자체 개발한 항아리잔에 맥주를 담아 손님 앞에 내놓았다. 그는 “이 항아리잔은 유리잔보다 맥주의 온도를 잘 보존한다”고 말했다. 그의 사업은 이제 2년이 지났다. 하지만 가맹점은 12개에 지나지 않는다. “치킨집보다 규모가 커 많은 돈을 투자하게 되는데,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만 가맹주 자격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억센 경상도 사투리로 가맹점과의 의리를 강조한다. “벌어도 같이 벌고, 망해도 함께 망한다”는 것이다. 그는 “가맹점을 못 늘리는 한이 있어도 한번 맺은 의리를 지키기 위해 기존 가맹점 중심으로 사업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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