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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책은 e-book으로 통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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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금은 도서전이라 불리지만 미래에는 ‘e-콘텐트 박람회’가 될 수 있다.’ 15~19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세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가장 큰 화두는 ‘디지털’이었다. 이 행사를 주최하는 고트프리트 호네펠더 독일 출판·서적판매상 협회 회장의 개막 연설도 “출판인이여, 어서 변화를 직시하고 미래를 준비하자”는 호소로 마무리됐다. 조직위에 따르면 전통적 개념의 책은 전체 전시 작품의 42%에 불과했다.

제60회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9일 폐막됐다. 올해는 규모 면에서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으나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저작권 거래는 약간 주춤했다는 것이 중평이다. 이 도서전은 세계 도서 저작권의 25%가 거래되는 세계 최대의 저작권 시장이기도 하다.


 ◆‘e-콘텐트’ 화두=‘책은 e-book이고, 컴퓨터 게임이고, 영화며, 웹사이트’다. 조직위는 올해 화두를 ‘디지털’로 삼으면서 종이책이 당면한 환경의 변화를 이렇게 요약했다. 출판사들과 관람객들의 관심도 전자책·웹·디지털콘텐트 등 서적의 디지털화에 쏠렸다. 전자책 리더기 ‘킨들’을 내놓은 아마존, 도서 검색 프로그램을 내세운 구글의 참여도 돋보였다. 이들은 ‘이노베이션’을 주제로 한 포럼을 통해 자사 상품과 프로그램을 홍보하며 출판인들이 전자책과 인터넷을 통해 독자들과 밀착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네펠더 회장은 “이제 출판인들은 e-book의 발전을 더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됐다”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비롯, 지적 재산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정치적 논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에 관심=내년 주빈국으로 선정된 중국의 부상도 눈길을 끌었다. ‘중국에서 저작권을 사는 법’ ‘중국의 전자출판’ ‘중국 인쇄업자들과의 만남’ ‘중국 시(詩)와의 만남’ ‘중국의 독립출판사’등을 주제로 한 토론회장은 중국 관련 정보를 찾는 출판인들로 붐볐다. 해외 출판인들의 관심은 특히 중국의 미술·건축 관련 서적, 국어 학습서적, 그리고 어린이책에 쏠렸다. 리둥둥 중국 신문출판총서 부서장은 1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년 주빈국 행사를 통해 중국 출판인들이 선진 경영기법과 시장 운영 등에 대해 배워 중국 출판 문화를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국, 아동서적 판매 호조=한국 출판사 가운데서는 아동 전집류를 내는 출판사들이 저작권 판매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2006년부터 『탄탄수학동화』『탄탄원리과학동화』등 탄탄시리즈 전집을 해외 시장에 적극 소개해온 김동휘 여원미디어 대표는 “올해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권 국가와 터키에서 큰 관심을 보여와 중동 시장 진출에 자신감을 얻었다”며 “곧 열릴 멕시코 도서전과 내년에 열릴 이집트·아랍에미리트 도서전에서도 좋은 성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재윤 그레이트북스 기획실장도 “이번에 약 5~6질의 전집을 들고 처음 참가했다”며 “인도·태국·필리핀 등과 폴란드 등 동구권 국가와 계약이 추진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한국 소설의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적인 문학동네는 이번 도서전에서 김영하와 조경란 등 국내 작가들의 판권 판매에 적극 나섰다. 특히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통해 이미 해외에 소개된 김영하의 또다른 소설 『퀴즈쇼』는 이번 도서전에서 프랑스에 판권이 판매됐다.

글·사진 프랑크푸르트(독일)=이은주 기자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책 박람회로 매년 10월 독일서적상출판인협회 주최로 열린다. 역사적으로는 15세기 초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명을 계기로 ‘부흐메세(Buchmesse·책시장)’라는 이름아래 인쇄업자와 작가들이 모인 데서 유래했다. 1564년부터 정기적으로 열렸고, 제2차 세계대전 때 중단됐다가 1949년 재개됐다, 한국은 61년부터 참가해왔다. 올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는 100개 국 7372개 출판사가 참여했으며 약 40만 2284종이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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