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승리주역 해태 이호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헛방망이질로 아까운 힘을 소모하던 「차력사」 이호성(해태)이마침내 한국시리즈 첫 홈런을 터뜨렸다.
91,93년에 이어 올해가 자신의 세번째 한국시리즈.어느덧 타자 가운데 이순철.이건열에 이어 팀내 세번째 고참이 됐지만 올해도 한국시리즈에서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할 것으로 여겨졌다. 90년 「제2의 김봉연」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그의 등번호27번까지 물려받았지만 언제나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만 받았을 뿐이다.91년 21개의 홈런을 기록한 것을 빼고는 잦은 부상으로 타고난 힘을 방망이에 싣지 못했기 때문이다.
91년 한국시리즈에서 14타수 2안타로 타율 0.143,93년엔 29타수 7안타로 0.241을 기록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그 흔한(?)홈런 한방도 없었다.
4번 타순에 고정된 올해는 더했다.4차전까지 13타수 1안타타율 0.077.특히 20일 인천에서 벌어진 4차전 1회 1사2,3루의 기회에 볼카운트 0-3에서 내리 스트라이크 3개를 먹고 삼진당했다.이를 삼진으로 잡은 후부터 되 살아난 정명원이노히트노런까지 기록하게 되자 이호성은 더욱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이날 현대선발 정민태는 2사 2루에서 이호성을 얕잡아 보듯 볼카운트 1-2에서 평범한 직구를 홈플레이트 한복판으로 던졌다.그러나 이호성의 방망이는 오랜만에 불을 뿜었고 엄청난 힘에 실린 타구는 좌중간 담장밖 현대응원단 속으로 사라 지고 말았다. 이호성은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대못을 박을 정도로 힘이 장사다.
언젠가는 이를 확인하려는 한 카메라 기자에게 못을 박아 보이는 대신 인지손가락 하나만으로 팔씨름을 해 상대를 단숨에 꺾는괴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호성은 왼손가락보다 오른손가락이 기형적으로 한마디 가량 더길다.그는 여기에 완력의 비밀이 있는 것같다고 털어놓았다.
김홍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