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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포천誌 '한국서 인수한 美전자업체의 앞날' 특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미 경제지 포천은 28일자 최신호 특집기사에서 지난해 한국기업이 인수한 미국기업들이 이제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하지만 과거 한국이 자동차.반도체등 분야에서 눈부신 신화를 창조한 사실을 되새길 때 결과를 좀 더 지켜봐 야한다는 관측도 곁들였다.다음은 기사내용 요약.
이제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한국이 몰려오고 있다.한국은 일본과달리 경영이 어려운 미국의 유명업체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단시일내 미국시장을 공략하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지난해 LG가 미국 가전업체 제니스를,삼성이 개인용컴퓨터(PC )생산업체 AST를 인수했다.현대는 디스크 드라이브 업체인 맥스터와 반도체업체인 심바이오스 로직을 사들였고,제일제당은 종합영상소프트업체드림웍스에 거액을 투자했다.
LG 관계자는『우리는 18년 동안 미국시장을 공략해 왔지만 「골드 스타」는 여전히 2류 브랜드다.우리의 제조기술과 제니스의 브랜드를 결합하면 우리는 빠른 시일내에 성공할 수 있다』고기대감을 표했다.
하지만 제니스는 지난해 매출 13억달러에 9천2백만달러의 손실을 냈고 AST도 지난 9개월 동안 5억4천5백만달러의 적자를 냈다.삼성은 지난해 12월 AST에 대해 3억달러의 채무보증을 선데 이어 지난 7월엔 주식 추가매입에 6천 만달러를 들이는등 이들이 매입한 기업은 「거대한 블랙홀」처럼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은 기업문화의 차이다.멀티미디어 첨단산업은 의사결정이 분권화될 때 더 큰 효율을 내지만 상의하달식 풍토에 익숙한 한국경영자들은 이런 데 익숙하지 못하다.인수작업에 큰 역할을 한 두 회사의 미국인 고용사장들은 문화적 차이를견디지 못하고 인수 후 1년도 못돼 회사를 떠났다.
그러나 경영자문회사인 매킨지는 『LG 가전제품이 미국 브랜드에 기대지 않고 미국에서 독자적 인지도를 구축하려면 적어도 10억달러가 소요되고 많은 시일이 걸린다』고 한다.그에 비하면 제니스에 들어가는 돈과 노력은 값싼 편이라는 것이 다.
또한 현대가 자동차사업을 시작할 때 국내외의 시각은 냉담했지만 오늘날 놀라운 기적을 만들어냈듯이 이들 업체의 앞날은 결코비관만 할게 아니다.
워싱턴=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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