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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스페인어 교육 도울 뜻 있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있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국왕의 만남은 국가원수간의 정상회담이란 용어대신 정상 「환담(歡談)」이란 명칭이 사용됐다.
이는 정부정책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카를로스국왕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우리 외교관례상 이례적인 일.스페인 민주화의 상징인카를로스국왕은 장관들이 조언을 요청하면 『정부에서 모르는 사안을 내가 어떻게 알겠느냐』고 물리치는 철저한 입 법주의자.
저녁에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金대통령은 『80년대초 군부일각의 쿠데타를 카를로스국왕이 단호히 배격해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세계인에게 감명을 주었다』면서 『같은 시기에 독재권력에 의해 가택연금을 당했던 나는 결의에 찬 그같은 용단을기억하고 있다』고 회고.
50년 국교수립이래 스페인 국가원수로 첫 방문한 카를로스국왕은 金대통령과 한국민의 개혁의지및 노력에 대한 스페인정부와 국민의 평가를 전했다.
金대통령이 『서울대등 우리나라 12개 대학에서 스페인 관련 학과를 두고 있고 38개 고교에서 스페인어를 가르치고 있다』고하자,카를로스국왕은 한국내 스페인어 교육 활성화를 도울 용의가있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카를로스국왕 부처는 수행원 10여명과 함께 오후3시20분쯤의원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국회의사당에 입장.이날 방청석에는 국왕 수행기자를 포함한 외신기자들 20여명이 몰려 열띤 취재를벌였다.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은 환영사에서 『국왕께서는 격동과 도전의 시대에 의연한 기품과 용기로써 스페인의 국내적 단합을 이루고 세계인의 존경을 받아왔다』고 치하한뒤 스페인의 대문호 세르반테스가 소설 『돈키호테』에서 쓴 『토도 엘문도 에스 우노(전세계는 하나)』라는 말을 인용하며 양국관계의 긴밀성을 강조. 카를로스국왕은 20여분간의 답사에서 먼저 『1593년 스페인의 세비페데스 신부가 유럽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조선에 찾아와 1년여간 머물렀고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安益泰)선생은자손들이 스페인에 살고있다』며 양국교류의 역사성을 상 기시켰다.
박보균.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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