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와 단절 발전 늦어-북한 정보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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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의 컴퓨터 정보산업 수준은 얼마나 될까.
북한의 정보화 수준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나와있지 않지만 노동신문과 북한방송의 보도등을 통해 엿볼 수 있는 것은 전반적인낙후성이다.
실제로 얼마전 북한찬양 인터넷이 등장해 문제가 됐을 때도 북한방송들은 인터넷을 「세계적인 정보통신망」이라고 소개하면서 인터넷 이용자를 「시청자」로 표현하는등 무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북한의 컴퓨터.정보산업은 개인보다 집단적 개발.이용에 치중하고 철저히 실용지향적이며 국제사회와의 협력이 미진한 특징을 띠고 있다.
특히 군사분야의 컴퓨터 기술이용 만큼은 상당한 수준에 있는 것으로 우리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북한이 주력하고 있는 각종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에서 안전한 순항과 높은 적중률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등에서는 또 김일성(金日成)과 김정일(金正日)을 우상화하는 체제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특정 단축키를 누르면 「김정일」이라는 단어가 한번에 입력되는데 이는 각종 문서작업이나 논문등에 그만큼 사용 빈도가 높 기 때문이다. 일반 주민의 경우 청소년은 전자오락이,어른들은 노래방이 컴퓨터의 위력을 인식시키는데 기여했다.
최근에는 「화면반주 음악실」이라 부르는 노래방이 평양에만 15곳이 생겼고 평양체육관에는 6백여대의 전자오락기를 설치한 청소년 오락실이 문을 열었다.
90년대 들어 북한은 컴퓨터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조선컴퓨터센터를 중심으로 인력양성과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초에는 윈도95용 한글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인 「단군」을 개발해 실용화했으며 해외정보망을 동원,미.일등 선진국과 남한의컴퓨터 관련 서적및 프로그램을 입수해 나름대로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성총국 유럽지사장으로 근무하다 귀순한 최세웅씨는 『북한내 은행의 경우 컴퓨터 보급이 상당 수준 이뤄져 대성은행은 88년 전산망이 갖춰졌으며 북한 당정부서도 93년부터행정서류를 전산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60년대 「전자계산기 제작집단」이라는 연구단체를 조직해 컴퓨터 정보산업에 첫 손을 댄 이후 80년대 들어 8비트급 시제품인 「봉화」를 조립생산했으며 한글워드프로그램창덕개발(90년 9월)과 조선컴퓨터센터 설립(9 0년 10월)등을 통해 컴퓨터 정보산업 발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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