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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탄생뒷얘기>탤런트 김희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앞으로 스타를 꿈꾸거든 꼭 「춘향전」에 출연하라.』 전례와속설을 무시못하는 방송가에 이 말은 사실(史實)로 통한다.그동안 영화와 TV드라마로 수없이 각색돼 인기를 모은 『춘향전』은그때마다 새로운 스타를 배출했기 때문이다.
스타의 주인공은 당연히 춘향역이었다.
역대 「춘향의 계보」를 잇는 면면을 보면 한명의 예외도 없이『춘향전』을 통해 당대를 풍미한 걸출한 스타로 발돋움한 기록이있다.50년대의 조미령을 비롯,최은희.김지미.홍세미.장미희.김혜수등■ 다 여기에 해당된다.
90년대에 들어 이 계보에 「신세대 춘향」 한명이 더 추가됐다.바로 요즘 인기 절정의 탤런트 김희선(20)이다.
『목욕탕집 남자들』의 막내딸 「수경」을 떠올리면 「김희선=춘향」의 공식은 도무지 맞지 않다.그러나 슬쩍 타임머신을 타고 2년전 걸음마 시절로 돌아가면 김희선은 쟁쟁한 선배 못지않은 단아한 춘향 바로 그 역할로 「떴다」는 사실을 금 방 알 수 있다. 『60분 2부작 추석특집이었는데 2백여명의 오디션 참가자중 김희선이 단연 돋보였다.한복을 입은 태가 고왔고 얼굴도 춘향의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졌다.』 당시 연출자였던 KBS 최상식 주간은 김희선의 발견은 가뭄 끝의 단비처럼 신선했다고 한다.원작의 나이(16세)를 무시한채 서른이 넘어서도 춘향역(60년)을 맡았던 최은희와 달리 김희선은 나이에서도 근사치에 가까웠다.연기를 떠나 여 러 외형적 조건만으로도 김희선은 단박에 시청자의 눈에 들어왔다.
이때 『춘향전』이 김희선의 첫 방송출연은 아니다.중학교 시절부터 CF경험도 있었고 여고 2년때는 가수 배철수와 함께 『SBS인기가요』의 공동MC로 발탁된 화제인물이긴 했다.그러나 데뷔작인 청소년드라마 『공룡선생』(94년.SBS)에 선 돋보이지않는 「여럿중 하나」였다.
그러나 『춘향전』으로 꽃망울을 틔운 김희선의 이후 행로는 이전과 대비되는 화려한 비단길이었다.이병헌.송창민.신현준과 「삼각사랑」을 나눈 『바람의 아들』,신세대부부의 표상으로 톡톡 튄『목욕탕집 남자들』,그리고 두 작품의 어둠과 밝 음을 한데 섞어 놓은듯한 양면적 인간상을 보여주는 『머나먼 나라』(KBS2)등.그는 스무살의 나이로는 경험하기 벅찬 명성과 돈.인기를 한몸에 얻으며 어느새 「별」이 된 것이다.최PD는 이런 김희선을 아직은 할리우드가 이미지 관리를 통해 만들어내는 「상업적 스타」란 개념에 가까운 연기자로 평한다.『김희선은 연기력과 오랜 경험을 통해 서서히 스타덤에 오른 김희애.채시라.김혜수와는분명 다른 유(類)의 배우다.신인배우 기근이란 시대적 요청과 배역운등 외적 요인 덕 을 많이 봤다.』 뿌리가 얕으면 생명력이 약한 법.이 때문에 김희선의 「별빛」에는 약간의 불안감이 숨어있지만 그의 말엔 사뭇 자신감이 넘쳐있다.
『능력이상으로 인정받는 것같아 두렵긴 해요.하지만 아직 학생(중앙대 연극과2)이어서 연기력과 매력을 키울 기회는 얼마든지있어요.』 역시 튄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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