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주관 韓.中.日 국민의식조사 3천명 대상 면접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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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중.일의 인구는 각각 4천3백만명,12억2천만명,1억5천만명으로 북한주민 2천만명까지 합하면 총14억3천3백만명에 이른다.전세계 인구 58억명의 4분의1에 해당한다.때문에 21세기 환태평양시대를 맞이하는 전환기적 시점에서 한. 중.일 3개국의 상호협력과 교류는 그 어느때보다 주목받고 있다.3개국의 국민의식과 문화적 특성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논하고 상호 이해의폭을 넓히기 위해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주관하고,한국방송공사(KBS).마이니치(每日)신문이 후원 해 7월3일부터 15일까지 서울.베이징(北京).도쿄(東京)의 일반시민 1천명씩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했다.이번 조사결과는 오늘 KBS 본관 TV공개홀에서 국제세미나 형식으로 발표된다.
[편집자註] 현재 한.중.일의 국민들은 긍정적 부분과 부정적부분에서 차별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한국의 긍정적 측면은상대적으로 가장 「전통적인 가족윤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며,부정적 측면은 「정치의 후진성」과 유독 정치인.관료들이 신뢰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중국은 철저한 「직업의식」이 자리잡고 있어 앞으로 눈부신 경제발전이 기대되나 한편으로는 「전통적 가족관」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일본은 「선진국으로서의 자긍심」이 강점이라면,경제발전의 근간이 된 국가우선주의.직업의식등이 퇴색하고 이를 「개인주의」가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이는 연세대가 주관하고 KBS와마이니치신문이 후원한 한.중.일 3개국 국민 의 식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다.
한국은 「이혼은 안된다」(40.4%,중 9.6%,일 12.6%)는 보수적 태도가 가장 강하다.가족간 연대가 강조되는 문화탓이다.아침식사도 대다수(73.8%)가 밥.죽.국으로 한국식을고집한다.이러한 가족주의는 때로 부작용으로 나타 나기도 한다.
학연(91.6%).혈연(90.2%).지연(80.7%)모두가 성공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꼽히는 것도 한국뿐이다.자칫 우리의 강점이 가족이기주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정치인(7.2%).관료(11.6% )의 신뢰도가 3개국중 가장 낮으며,정치수준이 세계 평균보다 앞서 있다는답변이 9.1%에 불과한 것도 우리의 약점이다.중국인들은 직업만족도(59.8%)가 상대적으로 가장 높으며,여가보다 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63.2%에 이른다.
같은 식의 사고는 한국인의 25.4%,일본인의 12.4%정도가 하고 있다.중국은 90년부터 94년까지 매년 3.9%,8.
0%,13.2%,13.8%,11.9%라는 경이적 경제성장률을 기록해 왔다.
정치수준(58.5%).군사력(49.7%)이 세계평균보다 앞서있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으며,정치인(31.5%).관료(55.
9%)의 신뢰도도 3개국중 가장 높다.그러나 산업화에 따른 나름대로의 대가도 치르고 있다.한 자녀갖기 정책탓 에 낙태에 매우 관대(74.6%)하며,혼전관계(59.0%).혼외관계(28.
1%) 용납도도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전통적 가족관이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은 어떠한가.경제(81.5%).문화(51.8%).복지(26.1%).인권존중(40.5%).환경보호(25.0%)측면에서 세계 평균을 넘었다는 답변이 3개국중에서 가장 높다.선진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이 느껴진다.문화에 대한 긍지는 다른 문화권과의 조건 없는 완전교류에 절반 이상(56.3%)이 찬성한다는 개방적 견해에서도 읽을 수 있다.그러나 일본일들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개인보다 국가가 우선이라는데 49.0%가 반대의사를 표명했다.한국 10.5%,중국 2.8 %에 비하면 큰 차이가 있다.자손이 원치 않으면 가업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답변이 87.8%나 된다.또 일한 만큼 여가를 즐기겠다(76.1%)고 한다.아이를 맡길 수 있을 만큼 친한 이웃은 1.4가구(평균)에불과하다.경제발전의 이면 에서 개인주의가 무섭게 성장했음이 뚜렷이 감지된다.이같은 한.중.일 사회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에 대한 이해는 서로의 현재 모습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3국간 관계설정은 어떠한가.한.중.일의 관계에서 한국과 중국은 일본이 여전히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한 89.9%,중 77.1%)고 보는데 반해 일본은 반성했다(55.0%)고 하는 시각차가 존재한다.과거사 정리 문제는 한.
중.일이 끝내 껴안고 가야 할 씻기지 않은 감정의 응어리라는 판단이 든다.
서로간에는 어떻게 인식하는가.한국인은 일본인을 준법정신이 강하고(67.9%),합리적(60.8%)이기는 하나 타산적(65.
2%)이며 신뢰할 수 없다(59.9%)고 평한다.중국인에 대해서는 호전적(33.8%)이고,신뢰할 수 없으며(2 9.3%),배타적(26.5%)이라고 말한다.중국인이 근면하다(11.1%)거나 정직하다(14.0%)는 평가에는 인색하다.
한편 일본인이 본 한국인은 감정적(61.5%).호전적(46.
1%).배타적(43.1%)이다.중국인이 본 한국인은 호전적(51.8%)이고,준법정신이 강하며(34.4%),협동심이 강하다(26.6%).한국인 스스로는 끈기는 있으나(65.
9%),허영심이 많고(85.1%),향락적(51.7%)이라고 자평한다.
우리 국민은 21세기 협력과 교류가 가장 잘 될 대상국으로 중국을 꼽고 있다.3개국간에 잘못된 시각이 있다면 서로 교정하고 바로잡는 것만이 환태평양시대에 진정으로 협력하는 동반자적 관계를 구축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3국간에 서로 알고 알리는작업과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조사방법:방문면접조사 ▶조사대상:서울.베이징.도쿄시민 1천명씩 총3천명 ▶표본추출:인구 크기에 따른 확률추출법 ▶표본오차:95% 신뢰수준에서 ±3.1% ▶조사시행기관:▷한국 현대리서치연구소 ▷일본 마이니치신문사 세론선거센터 ▷중국 국제신탁공사 국제리서치연구소 ▶후 원:KBS.마이니치신문사.아시아연구기금 김행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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