院外위원장 24명 脫黨-민주당 앞날 五里霧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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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철(李哲)전의원과 성유보(成裕普)성남분당 지구당위원장등 민주당 비주류 원외지구당위원장 24명은 14일 서울 여의도 맨하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탈당을 공식선언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앞날은 더욱 오리무중(五里霧中)에 빠졌다.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이기택(李基澤)총재와는 도저히 같이 당을 못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유는 3가지.우선 지난달 李총재측이 사고지구당으로 판정한 곳중 대부분이 이른바 개혁그룹 멤버들이 위원장으로 있는 곳이라는 것.실제로 이날 탈당한 24명의 원외위원장중 20명이 사고지구당으로 「찍힌」당사자들이다.이들은 또 李전의원 에게 주류측이 6개월 당원자격정지 조치를 내린 사실을 지적했다.총선대책본부장이었던 제정구(諸廷坵.시흥)의원에게 주류측이 『총선때 쓴 돈중 1억7천만원이 빈다』며 변상을 요구하는 것도 꼽았다.
관심은 이들의 탈당이 비주류의 연쇄탈당으로 이어지느냐다.비주류측이 중심이 된 「국민통합추진회의」의 좌장 김원기(金元基).
장을병(張乙炳)전대표는 『조금 더 지켜보자』며 유보적인 입장을보이고 있다.홍성우(洪性宇)전최고위원.이부영(李 富榮)부총재측도 『무작정 뛰쳐나올 상황이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통추」가 정식으로 발족되지 않은 상황인데다 정국에 별다른 변화도 없어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 같다.
「통추」참여자중 전국구의원 3명(金洪信.李壽仁.李美卿)은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는 것도 고민이다.
물론 주류측도 적극적인 수습노력을 하고 있다.李총재와 강창성(姜昌成)부총재는 지난 11일 金전대표와 洪전최고위원을 만났다. 李총재는 14일 총재단회의에서 『李전의원의 탈당이 연쇄탈당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내 보였다.하지만지금의 민주당은 정국의 흐름에서 소외되고 당내통합력이 급속히 와해되는 상황.신한국당과 국민회의등 거대정당이 흡 인력을 발휘하면 상당한 동요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당분간은 미봉(彌縫)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해도불안한 동거는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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