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매력탐구>탤런트 윤미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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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탤런트 윤미라는 대종상 여우주연상(77년 『古家』)까지 받으며 70년대 은막을 수놓았다.그에게 이제 화려한 과거는 다만 과거일 뿐이다.
대신 지금 그는 TV드라마의 빼어난 조연 연기자로 사랑받고 있고 스스로도 그런 처지에 만족해하는 눈치다.
『요즘 TV드라마는 주.조연이 따로 없어요.비록 조연이라도 개성만 뚜렷하면 주연보다 빛날 수 있지요』라고 말하는 그는 사랑받는 조연이 되기 위한 비결로 신중한 작품선정과 철저한 자기관리를 꼽는다.
작품선정이 까다로운덴 이유가 있다.배역에 따라 배우가 살기도하고 죽기도 하기 때문이다.『젊을땐 예쁘고 착한 배역만을 맡았지요.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저에게 「엄마」「이모」역이 맡겨지기 시작하는 거예요.처음엔 속도 상했지만 나중엔 「아,이거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혼을 하지 않은(그는 한사코 결혼을 「안」한 것이라 주장한다)그에게 자주 맡겨지는 「가정주부」역은 버겁게 느껴질만도 하다.그래도 MBC『한지붕 세가족』의모범적인 「현주엄마」와 KBS『첫사랑』에서 효경(이승연 扮)의어머니 역을 능청스레 해내는 그를 보면 「연기를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느낌마저 든다.
윤미라는 자신의 이미지로 삼고 있던 전통 여인상에 머무르지 않고 MBC『서울의 달』에서 푼수연기에도 도전해 자신의 연기영역을 넓혔다.
단순한 사고의 푼수끼 넘치는 카페마담 「옥희」의 행동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고,덕분에 그와 미술교사 김선생(백윤식 扮)은 극중 최고인기 커플로 자리잡기도 했다.
「옥희」로 푼수연기에 자신을 얻은 그는 KBS『바람은 불어도』에서 한진희와 함께 또다시 코믹연기를 선보여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다.
「빛나는 조역」만을 가려 맡는 윤미라가 출연한 드라마는 연속장안의 화제를 모았다.MBC『한지붕세가족』『서울의 달』『짝』과KBS『바람은 불어도』『은하수』등 그의 작품을 꼽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만하다.
이 때문에 그가 출연하는 드라마는 성공한다는 말이 방송가에 나돌고 있을 정도다.며칠 전에는 친분이 있던 이영희PD가 그의「행운」을 빌리고자 KBS 새드라마 『엄마는 출장중』에 단역으로 나와 달라고 졸라 쾌히 응낙했다.
그에게 「운」도 따랐겠지만 그의 독특한 극중 인물해석이 보탬이 됐음에 틀림없다.
시청자들에게 외면받지 않기 위해 무한한 노력을 한다는 그는 화면에 늘 최상의 모습만을 보이기 원한다.TV에 출연하기 시작한 14년 전과 마찬가지로 요즘도 마루 한 켠에 놓인 헬스기구로 매일 30분씩 운동을 하고 식사 때에도 몸에 좋은 것만을 골라먹는 「얌체짓」을 한다.
나이답지 않은 고운 피부,반짝이는 눈빛,화사한 그의 미소에서신세대 연기자를 능가하는 순수함과 상큼함이 여전히 느껴지는데는역시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김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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