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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오락 강화 색깔 뚜렷-방송3社 가을 프로개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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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등불을 가까이 해 책을 읽는다는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이다.KBS.MBC.SBS 방송3사에 있어서 그 「등불」은 브라운관이다.한명의 시청자라도 더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들이기 위해방송3사는 나름대로 지혜를 짜내 가을프로그램 개 편안을 마련했다.KBS와 SBS는 14일부터,MBC는 21일부터 개편 프로를 선보일 예정이다.
KBS가 「1TV의 공영성」「2TV의 오락성」을 지키려는 수성(守城)의 자세라면 MBC는 새 사장 입성을 계기로 「드라마왕국」의 명예를 되찾겠다며 공세를 가다듬고 있고 이 와중에서 SBS는 「오락 위주+보도프로 강화」에 힘을 모 으고 있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KBS의 「거품제거」 방침.최근 경제상황을 감안,우리 경제의 실상및 중소기업인들의 애환을 보여주는 고정물을 기획하고 프로그램 내에서도 과다 경품,호화 세트.소품사용 지양,연예인들의 사치의상 억제등 국민들에게 위 화감을 조성하는 불필요한 모습들을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MBC는 「시청률 향상」에 주안점을 두고 시청률이 저조한 드라마와 쇼프로를 과감히 없애는 고육책을 시행했으며 SBS는 「개혁」이라 표현할 정도로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강화를 가장 큰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방송3사가 첨예한 대결을 벌이는 프로그램 위주로 신설 개편안을 분석해본다.
◇시사보도=SBS의 과감한 변신이 눈에 띈다.토.일요일 밤 『8시뉴스』를 신완수 시사교양국장의 심층분석이 곁들여지는 매거진 형태의 『뉴스 큐』로 바꾸고,평일 『8시뉴스』의 진행자를 송도균 보도본부장으로 교체해 무게를 싣겠다는 것이 핵심.
KBS는 밤9시 뉴스에 『기획뉴스,경제를 살립시다』를 고정코너로 마련하고 순수 뉴스 다큐멘터리 『목요 리포트』를 방영한다.MBC는 오후7시 뉴스를 오후6시로,마감뉴스격인 『뉴스 24시』를 1시간 앞당긴 밤11시50분으로 옮겨 시청 자들의 뉴스시청 편의를 도울 계획이다.
◇드라마=오랜만에 3사간 대하사극의 격전이 펼쳐진다.KBS1에서는 11월17일 『찬란한 여명』이 막을 내리면 월탄 박종화원작의 『용의 눈물』이 그 뒤를 잇는다.조선왕조를 세운 이성계에서 세종에 이르는 조선 왕가의 뒤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 맞서는 SBS 창사6주년 특별기획이 벽초 홍명희 원작의 『임꺽정』이다.2년간의 제작기간을 통해 심혈을 기울인 36부작 본격 남성드라마로 『모래시계』 이후 또 한차례 「지진」을기대하고 있다.11월9일 방송예정.
MBC도 23일부터 박완서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수목드라마 『미망』을 선보인다.MBC가 『야망』이후 2년만에 선보이는 시대극인 이 작품은 19세기 후반부터 6.25까지를 시대배경으로 개성인삼상인들의 억척스런 삶을 담는다.
이와 함께 한 젊은이의 치열한 역사의식을 그린 월화드라마 『화려한 휴가』(MBC)가 『애인』의 뒤를 잇고 『수사반장』의 후속인 『강력반』과 『종합병원』의 속편격인 『응급실 25시』중한 프로그램이 금요일 밤 시청자들을 찾는 것도 관심사.
◇쇼.오락=화요일 밤11시대가 성인용 코믹토크쇼 대결로 자리잡았다.『서세원의 화요스페셜』(KBS2)과 이영하.이영자 콤비의 『달빛 소나타』(SBS)가 가장 첨예한 결전을 펼친다.
MBC는 일요일 저녁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1부를 없애고 대신 신비한 소재를 드라마화한 70분짜리 『환상여행』으로 통합,출연진이 대거 교체된 『슈퍼선데이』(KBS2)에 맞불작전을 펼친다.
정형모.이규화.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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