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무디스의 오해 충분히 설명, 이해시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뉴시스]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정부가 방심하면 어떤 결과를 자초하는지 그 심각성을 깨닫게 됐다. 이젠 위기에 대한 신속 대응 역량이 필요하다.”

워싱턴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의욕적이었다. G7(서방선진 7개국)에 신흥시장국과의 공조를 강조하고 통화 스와프(교환)를 같이 하자고 제안하는 등 거침없고 적극적인 행보를 했다. 표정에선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되찾은 데 대한 안도감이 역력했다. 기업이 달러를 내다 팔도록 하는 ‘우회 전술’이 먹혀들면서 외환보유액을 축내지 않고도 환율이 떨어진 데 대한 자부심도 묻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 참석한 강 장관은 13일(현지시간)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앞으로 조기 경보 능력을 강화해 위기를 막고,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려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교훈은.

“정부가 새로운 경제 현상을 치밀하게 관찰하지 못 하고 감시·감독을 소홀히 할 경우 미국과 같은 큰 나라도 엄청난 위기를 맞게 된다는 것이다.”

-국내 외환시장은 완전히 진정됐나.

“안정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 은행의 유동성 부족 문제가 생기면 정부가 사실상 지급보증하는 효과가 나오도록 해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겠다.”

-금융위기 와중에 각국 경제 책임자들이 모인 이번 워싱턴 회의 결과는.

“세계가 동시에 맞은 위기를 극복하려면 국가 간 신속한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 참가국 모두 이 점에 동의했다. 특히 미국의 위기가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으로 바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G7과 이머징 마켓 국가의 공동 협력이 중요하다는 걸 미국 등 선진국도 깨닫게 됐다. G7에 이머징 마켓 국가를 추가하는 ‘지도그룹’을 만들어야 한다는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의 연설은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한국은 2010년 G20(G7+신흥시장 국가) 의장국을 맡게 된다. 세계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해야 할 역할은.

“선진국과 신흥시장 간 정책공조를 위해선 G20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번에 G7이 납세자 보호를 위해 다섯 가지 행동원칙을 결의했다. ▶금융기관의 실패를 막기 위한 모든 수단 동원 ▶금융기관 신뢰 회복을 위한 충분한 자본 투입 ▶강력한 예금 보장 ▶금융시장 불안 해소를 위한 적절한 조치 시행 ▶모기지 대출 등 2차 금융시장 재건 등이 그것이다. G20도 동의한 이 원칙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혜를 나누며 협력하는 일에 힘쓰겠다.”

-선진국 간 통화 스와프에 한국도 들어가는 것인가.

“현재 미국 등과 실무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

-한국 실물경제는 어떤가.

“올해 4%대 성장을 예상했지만 세계 경제가 크게 위축돼 있어 쉽지 않을 것 같다. 내년 경제도 불안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그래서 4조6000억원 규모의 추경 예산안 집행, 세금 감면, 규제 완화를 통해 세계 금융위기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가는.

“환율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유가도 떨어지고 있으므로 물가는 안정될 걸로 본다. 특히 서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가에 대해 더 관심을 쏟으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와 S&P 관계자들과 만났는데.

“한국이 외화자금을 빌려 국내 대출을 많이 한 것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고, 그들도 이해했다. 우리 신용등급에 대한 그들의 평가가 조만간 나올 것이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J-HOT]

▶ "아침8시 은행앞에 쪼그리고 기다렸던 삼성전자가…"

▶ '배병수 살해범' 최진실 前 매니저 옥중서신

▶ 美박사 "이거 많이 먹으면 '알코올성 지방간' 청소"

▶ 강장관 졸자 MB 옆구리 쿡 찌르며 "어제 뭘 했기에…"

▶ 요즘 뜨는 7080위한 2차 장소는 노래방 아닌 '이곳'

▶ 초상집을 특히 조심해야 하는 이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