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자세가 나쁘다고 당장 아픈 것은 아니다. 오랜 세월을 두고 골격과 장기에 피로가 쌓여 질병이 된다. 당장 학생들에게 나타나는 것은 집중력 저하 또는 만성피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피로의 대부분은 자세가 주범이다.
문제는 골격의 모양, 즉 자세가 청소년 시절에 결정된다는 것이다. 허리가 휘는 척추측만증은 골격 성장이 멈추는 10세부터 남자 18세, 여자 16세까지 많이 발생한다. 의학적으로 청소년의 척추측만증 유병률은 1.5~3%선. 그러나 우리나라 청소년은 이보다 월등히 많은 8%까지 본다. 운동 부족에다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고, 체형에 맞지 않는 책·걸상 탓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자세에 대한 교육이다. 학교와 가정에서 자세의 중요성과 관련 질환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그렇다면 우선 내 자세는 정상일까. 집에서 스스로 간단하게 측정해보자.
모양으로 알기=옷을 벗고 거울 앞에 편안하게 서 보자. 똑바로 선 상태에서 양쪽 어깨의 높이와 젖꼭지가 수평을 이루었는지 살핀다. 이번에는 옆 모습을 보자. 귀와 어깨가 일직선 상에 있는지, 등이 구부정하거나 머리가 앞쪽으로 치우치지는 않았는지 측정한다. 바른 자세에선 목이 살짝 C자형이어야 하고, 목부터 엉덩이까지 허리가 S라인을 유지해야 한다. 심한 척추측만증인 경우 무릎을 편 채 허리를 구부리면 등의 좌우 높이가 다르다.
균형 감각으로 알기=뼈와 관절을 움직이는 것은 근육이다. 좌우 균형이 다르다는 것은 골격을 잡아주는 근육의 크기와 힘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한쪽 다리로 섰을 때 두 다리 모두 비슷한 시간 버틸 수 있다면 균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는 손과 무릎을 지면에 대고 엎드린 뒤 서로 다른 쪽 손·발을 가능한 한 높이 올린 뒤 양쪽의 버티는 시간을 재보자. 적어도 15초는 견뎌야 균형적인 신체 발달을 보장할 수 있다.
목뼈가 정상인지 아는 방법도 있다. 앉은 상태에서 목을 좌우로 똑같은 각도로 돌려본다. 이번에는 고개를 옆으로 숙여본다. 목의 각도가 통증 없이 똑같이 기울어야 정상이다.
증상으로 알기=뼈가 어긋나면 자세가 불안정하고, 그 결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한쪽이 긴장을 하고, 근육이 뭉친다. 그 결과 한쪽 어깨가 결린다거나 허리에 묵직한 통증이 생겼다고 호소한다. 턱이 잘 안 벌어지거나 벌릴 때 아픈 턱관절 장애도 자세의 균형이 무너져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목뼈 역시 0.8㎜만 틀어져도 불협화음을 낸다. 예컨대 두 번째 목뼈가 어긋나면 귓속 세반고리관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어지럼증을 느끼기도 한다. 이밖에도 눈이 침침하다, 편두통이 있다, 뒷목이 뻐근하다와 같은 특별한 이유 없이 생기는 증상 대부분이 ‘불량 자세’에서 비롯된다.
고종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