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쌍방울 포수 박경완 1차전 승리 밑거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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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포수는 경기장 안에서 투수 다음으로 중요한 존재다.가장 큰 이유는 투수 다음으로 볼을 다루는 시간이 많기 때문.그 다음은투수를 리드해야하고 내야진을 지휘해야하며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아웃,득점을 저지하는 아웃을 잡아야 하기 때■ 이다.
이상은「야구란 무엇인가」의 저자 레너드 코페트가 말한 포수론이다. 쌍방울의 박경완은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포수로 꼽힌다.
박은 매끈한 미트질과 강한 어깨,폭투를 막아내는 능력과 홈플레이트를 지키는 블로킹등에서 다른 포수들을 월등히 앞선다.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박은 두차례의 결정적인 고비를 판단력과 어깨 하나로 막아내 팀을 실점 위기에서 건져냈다.박은 2사1,2루로몰린 4회초 선발 성영재가 뜻하지 않게 강판당한 상황에서 2루주자 권준헌을 견제구로 잡아냈다.
짧은 안타때 홈을 파고들기 위해 리드가 많던 권을 정확하고 빠른 송구로 잡아낸 것.불펜에서 몸을 풀 시간도 없이 마운드에올랐던 김원형은 이 위기를 벗어나면서 안정을 찾게됐다.박은 6회초 2사3루의 위기에서도 팀을 살렸다.김원형의 낙차 큰 커브가 원바운드로 떨어지는 것을 몸으로 막아 앞에 떨어뜨렸고 이를보고 스타트를 끊은 3루주자 박재홍을 재빠른 송구로 3루에서 태그아웃시켰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 포수의 결정적인 실수로 어부지리를 얻었던 현대는 박의 완벽에 가까운 리드와 주자 견제로 기동력을 살리지 못했다.현대는 박의 어깨에 주눅이 들어 7회까지 단독도루나 히트앤드런을 한번도 시도하지 못했다.OB 김인 식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예상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쌍방울을 뺀 다른 팀들은 포수 때문에 한번은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
전주=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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