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쿼시 인기몰이 전국 확산-클럽등 전국 50곳서 성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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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투명한 유리 너머로 한쌍의 연인이 벽에서 튀어나오는 공을 라켓으로 정신없이 쳐낸다.이마에 흐르는 땀을 연신 훔쳐내면서도 입가에는 웃음이 가득하다.TV나 영화에서 남녀 주인공이 데이트할 때면 으레 등장하곤 하던 장면을 떠올려 보자.
그게 무슨 운동이었을까.바로 스쿼시다.TV드라마의 이런 장면탓인지 스쿼시는 격조있는 실내 레저스포츠로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실제 영국.프랑스등 유럽에선 골프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있는 스포츠다.
스쿼시가 국내에서도 서서히 인기몰이를 해가고 있다.2년전만 해도 일부 호텔 헬스클럽이나 몇몇 회원제 클럽에만 있던 스쿼시코트가 최근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지난해와 올해 서울에서만도 강북.쌍봉.서울.세화등 10여개의 스 쿼시장이 문을열었다.제주도에도 스쿼시장이 생겼다.현재 전국에는 약 50개의스쿼시장이 있다.이밖에 20여군데가 오픈을 준비중이다.이에 비해 지난 10년간 인기정상을 달리던 실내스포츠 볼링은 주춤하고있다.지난 2,3년 사이 서울 강남에서는 자이언트.GGI등 10여개의 볼링장이 영업부진으로 문을 닫았다.문을 닫은 볼링장은속속 스쿼시장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스쿼시 코트의 국제규격은 길이 9.75,높이 5.64,폭 6.4의 직육면체다.국내에서는 볼링장을 개조해 시설하다보니 높이에서 국제규격에 미달하는 곳이 많다.국제규격을 갖춘 강북스쿼시클럽의 지도강사 손미희(24.여)씨는 『천장이 낮 을 경우 볼을 띄우는 플레이를 제대로 할 수 없고 자칫 답답한 느낌을 줄수 있기 때문에 국제규격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스쿼시장 이용료는 한시간에 1만원정도인데 주3회 하루 1시간씩 즐기는 월회원의 경우 10만원정 도 든다.회원제 클럽을 이용할 경우 비용은 더 든다.그럼에도 중산층 이상에서 선호하는것은 운동효과가 높고 재미있기 때문이다.15분만 뛰어도 온몸이땀으로 젖는다.따라서 시간에 쫓기는 도시인들에게는 제격이다.
오금스포츠센터 스쿼시 지도강사 이원목씨는 『최근에는 자외선으로 인해 피부가 많이 손상되는 테니스.골프같은 야외 스포츠를 기피하는 주부층이나 빠르고 경쾌한 스포츠를 좋아하는 신세대들이많이 찾는다』고 말한다.스쿼시의 또다른 매력은 경기규칙이 간단하다는 점이다.누구나 30분정도 강의를 받으면 쉽게 배울 수 있다. 경기시작은 서브권자가 볼을 바운드 없이 앞벽에 맞혀 상대방 리시브 코트라인 안쪽에 넣어주는 것으로 진행된다.경기중 상대방은 이 볼을 노바운드나 원바운드로 되받아치면 되고 그 다음부터는 서로 번갈아가며 코트의 앞.뒤.옆 어느 곳을 쳐도 된다.단지 볼이 어느 곳을 맞히든 관계없이 앞벽을 반드시 맞혀야한다.벽에는 일정한 높이의 라인이 그어져 있어 볼이 이 라인을벗어나면 실점을 당하게 된다.
스쿼시는 막힌 공간에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자칫 라켓에 맞아 부상할 우려가 있다.스윙후에는 라켓을 몸 가까이 끌어당겨야하고 몸을 빨리 움직여 상대의 동작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장비는 라켓.신발.공이 전부다.장비를 모두 구입하는데 30만~40만원선이 든다.
이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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