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골프장 건설싸고 2년째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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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국립공원 가야산 자락을 생활터전으로 삼아 오순도순 정겹게 살던 경북 고령.성주 군민들은 요즘 바로 그 가야산 때문에 틈이벌어져 있다.
성주군이 산허리에 골프장을 유치하려는데서 시작돼 1년반째 계속되고 있다.
태백산맥에서 갈라져 나온 소백산맥이 서남쪽으로 달리다 잠깐 멈춘듯 우뚝 솟아오른 가야산은 자락에 고령.성주.합천.창녕.거창군등 경남북의 5개군을 거느리고 서남쪽 산허리에는 해인사를 껴안은 명산.
이 산자락에 골프장 건설이 추진되자 예정지 바로 아랫마을인 고령군덕곡면 주민 7백가구 2천5백여명은 골프장반대위원회(회장都英煥.57.농업)까지 구성, 반대운동에 나서고 있다.
또 이곳에 자리잡은 종찰(宗刹) 해인사측과 고령군내 24개 사회단체협의회(회장 朴鍾大.50)회원들도 가세하고 있다.
『돈은 성주에서 벌고 오염된 물은 고령으로 흘려보내는 골프장건설은 있을 수 없습니다.』 해인골프장 건설 반대운동.시위에 참여했던 고령군민 이동구(61.경북고령군덕곡면노리)씨는 골프장건설을 추진중인 성주지역을 보는 눈이 곱지 않다.
주민들은 우선 골프장에 뿌리게 될 맹독성 농약으로 인한 상수원 오염과 공사중 흙더미 유출이나 산사태로 마을이 피해를 보지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개발을 추진중인 성주군과 이 지역 주민들은 『법적으로아무런 문제가 없는 골프장 건설을 무조건 반대한다는 것은 있을수 없다』면서 『지역개발과 재정수입을 늘리기 위해 골프장 건설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주 주민들은 고령 주민들이 지난해 4월 반대위원회를 구성하자 이에 대응해 같은해 10월 개발추진위원회를 구성,각계에 개발건의서를 보내는등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한편 양쪽 자치단체는 골프장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사업주체인민간업체와 지역주민들간의 법적다툼으로 진행되자 직접 접촉을 피하면서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이진환(李震桓)고령군수는 『골프장등 지역문제를 협의하기 위해행정협의회를 가질 것을 성주군측에 요구했으나 이유없이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김건영(金乾永)성주군수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합리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자치단체간의 불편한 만남은 가급적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주=김선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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