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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국영화 차세대 액션스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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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차세대 한국영화 액션 스타를 꿈꾸는 지원자들이 액션 연기를 펼치고 있다. [채널CGV제공]

 액션영화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가슴 후련한 액션 장면. 하지만 실제 연기를 펼치는 연기자의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영화의 박진감은 반감되고 만다. 브루스 리(李小龍)·스티븐 시걸·웨슬리 스나입스·청룽(成龍)·리롄제(李連杰) 등은 화려한 무술 실력과 카리스마를 발산해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하는 전설적인 액션스타들이다.

그런 ‘전설’들과 어깨를 겨룰 한국 액션영화의 샛별을 찾는 오디션이 열렸다. 12일 서울 상암동 DMC 문화콘텐트센터에서 개최된 ‘라이징 액션스타 2008’이다. 케이블 방송 채널CGV와 사단법인 대한합기도연합회가 공동 주관한 이번 대회는 침체된 한국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신인 액션배우를 발굴하기 위한 자리. 무술감독 정두홍씨, 영화감독 김성수·박광현·류승완씨, 영화배우 정우성씨가 심사를 맡았다.

대사 연기뿐만 아니라 액션 연기를 해야한다는 제약에도 전국 각지에서 총 187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이날 3차 본선에서는 3개월간 치러진 1차 서류·동영상 심사, 2차 지역 예선을 통과한 27명의 지원자가 일합을 겨뤘다. 본선 진출자들의 평균 연령은 23.9세. 14세 여중생부터 34세 전 국가대표 체조선수까지 지원자들은 다양한 연령대와 다채로운 경력을 지녔다. 학생, 평범한 회사원부터 인기 퍼포먼스 ‘점프’ 출연자, 무용수, 뮤지컬 배우, 연극 배우 등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꿈은 같았다. 한국 최고의 액션 배우가 되겠다는 것.

제한 시간은 20분. 지정된 대사 연기와 자유 액션 연기를 펼쳐보이는 것이 이날 지원자들에게 주어진 과제였다. 오디션장은 시작 전부터 지원자들이 내뿜는 열기와 땀내로 가득했다. 이곳저곳에서 액션 연기 동작을 맞춰보며 가쁜 숨을 내쉬는가 하면 대사 연기에 몰두하는 지원자도 있었다.

태권도·합기도·격투기·우슈·카포에라·무에타이 등 저마다 갈고 닦은 무예를 응용하며 재주를 뽐냈다.

부산의 한 영화관 영사실에 근무한다는 김지혜(23)씨는 ”매일 영사실에서 스크린을 바라보며 키운 액션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함께 지원해 본선까지 올라온 남매도 있었다. ‘액션삼남매’라는 이름으로 지원한 이삭(19)·예은(18·성남여고2)·예찬(15·성남서중2) 남매. “어린 시절부터 함께 특공 무술을 배웠다”는 이들은 성인 지원자들 못지않은 연기를 선보여 박수 갈채를 받았다. “퇴근한 뒤 도장을 찾아 훈련했다”는 회사원 강한(30)씨는 “당선자가 되든 안되든 10년동안 잊고있었던 꿈을 되찾았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날 최후의 승자는 2명. ‘액션삼남매’ 중 둘째 예은양과 이지석(17·경북 문창고2)군이다. 두 사람은 “차세대 정두홍이 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이들은 2년간 서울액션스쿨에서 체계적인 훈련과 함께 매달 후원금 200만 원을 지원받는다.

심사를 마친 뒤 정두홍 감독은 “액션 배우는 몸을 잘 다뤄야 하지만 동시에 그 안에 감정을 담을 줄 알아야 하는데 많은 지원자가 이 점을 간과한 것 같아 아쉽다”면서도 “열정적인 지원자들의 눈에서 한국 액션 영화의 잠재력을 엿보았다”고 소감을 밝혔다.김성수 감독은 “오늘 오디션은 오늘 만들 액션 영화에 출연할 배우를 뽑는 게 아니라 내일의 영화를 위한 배우를 가리는 자리”라며 “지원자 모두 가능성이 대단해 시간과 노력이 보태지면 훌륭한 재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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