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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화제>하버드大 심리학교수 가드너의 "탁월한 정신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남보다 앞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대인.
그때문인지 리더십이나 지능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미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리더십과 지능의 본질을 동시에 모색한 책 한권이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지능.리더십.창의성 분야에서 미국내 1인자로 꼽히는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심리학교수가 쓴 『탁월한 정신들』(Leading Minds.Harper Collins刊).
이 책은 현대사회의 다양성을 반영하듯 리더십과 지능의 요소를다각도로 파악한 것이 특징이다.
리더십을 논한 부분에서는 마거릿 미드.마거릿 대처.로버트 오펜하이머.간디.엘리너 루스벨트.마틴 루터 킹등 지도자 11명의행적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가드너는 탁월한 리더의 경우 무엇보다 먼저 훌륭한 이야기꾼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또 지도자들이 풀어내는 이야기는 그들의 삶과 일치해야 한다.대표적인 예가 마거릿 대처 전(前)영국총리.소매상의 딸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신분에서 세계적 지도자로 성공한 배경만으로도 그녀는 각종 경제정책에서 국민들의 지지를 쉽게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 이런 재능을 바탕으로 성공한 사람으로는 콜린 파월 전합참의장을 꼽을 수 있겠다.
『우리는 흑인이고 2류시민으로 대접받을지도 모른다.그래도 우리는 끝까지 각자의 꿈에 충실해야 한다.미국에서는 언제나 정의가 최종 승리를 거둬왔으니까.』이민자의 아들로서 훌륭한 지도자로 추앙받게 된 파월은 이런 연설을 통해 미국의 현안 인 인종간 갈등을 고발하면서 동시에 미국이 기회의 땅이라는 점을 설파하고 있다.
파월이 대중을 향해 던지는 것은 단순한 메시지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휴먼 드라마다.리더는 바로 이런 요소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 가드너교수의 설명이다.
훌륭한 지도자 11명의 어린시절을 집중 분석한 부분에서는 몇가지 공통점이 눈에 띈다.
이들은 어린시절부터 타인에 대한 관심이 지극히 높았고 가급적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또 어릴 때부터 도덕문제에 꽤 엄격했다는 공통점도 빼놓을 수 없다.
가드너는 지능을 8가지로 분류한다.언어.수학적 능력.음악.공간파악.신체지각.대인관계.내적 탐구능력.자연주의자적 능력등이 그것이다.개인에 따라 각자가 소유한 지능의 정도는 다르지만 노력만 기울인다면 지능도 향상되며 이미 확보한 지능 도 이용하지않으면 시들고 만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재미있는 것은 최근들어 대학의 유전학 연구실에서 가드너의 학설을 뒷받침할만한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타대의 한 연구팀에서는 공간파악능력을 관장하는 유전자의 존재를 확인해냈다.또 UC어바인의 한 연구팀에 따르면 유치원생들에게 피아노 건반교육을 실시한 결과 공간파악능력도 극적일 만큼향상되었다고 한다.
가드너는 조만간 미할리 식스젠트미할라이 시카고대교수.윌리엄 데이번 브라운대교수와 함께 법률.의학.저널리즘.예술.과학 분야의 가치변화를 분석한다는 야심찬 프로젝트에 착수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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