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래 부르거나 듣기만 해도 잡혀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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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래를 부르거나 듣기만 해도 잡혀간다".

대한변호사협회가 12일 발간한 '2008 북한인권백서'(이하 백서)에 따르면 탈북자 A씨는 북한에 있을 때 "한국 드라마 '올인', '겨울연가'를 즐겨본다고 자랑하던 군 간부가 어느날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갔다"고 답변했다. 그는 북한에서 "한국에 대해서는 아무리 나쁜 말이라도 아예 꺼내지 않는 게 좋다", "한국 노래를 부르거나 듣기만 해도 잡혀간다"고 답했다.

대한변협이 2000년 이후 탈북한 100명을 대상으로 올해 초 실시한 면접조사에서 69명은 북한에서 '인권'이나 '우리식 인권'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 88명은 "한국에 대해 칭찬하거나 김일성 부자를 비판하면 당국에 밀고하는 주민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 여성 가운데 상당수는 집안 일과 가족부양 책임을 함께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여성 55명 중 81.8%(45명)는 아내가 가사를 전담한다고 답했고, 경제적인 문제는 아내(47.3%)가 책임진다는 비율이 남편(25.5%)보다 2배 가까이 높게 나왔다.

응답자 100명 중 98명은 2007년 이전에 탈북한 이들이었다. 탈북 동기는 경제적 어려움(38%), 가족과 재결합(25%), 정치적 탄압(9%), 체제에 대한 회의(8%) 순으로 나타났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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