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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형사 노트북컴퓨터가 새 파트너-편리하고 시간절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서울 서초경찰서 조사계 송기섭(宋琪燮.52)경사는 지난달 8일 오후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 경기도평택시의 D주점으로 달려갔다. 10대 소녀 20여명을 술집등에 팔아넘긴 무허가 소개업자를 처벌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이 주점의 여종업원 李모(17)양으로부터 참고인 진술을 받기 위해서였다.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출석하는 것을 꺼리던 李양은 宋형사가 직접 찾아가 집요하게 설득하자 마침내 조사에 응했다.李양은 『가게에서 조사를 받으니 형사 아저씨가 무섭다는 생각이 싹 사라졌다』고 만족스러워했다.이날 宋형사가 李양을 설득하는데 2시간,조서를 받는데 1시간이 걸렸다.
2~3년전만 해도 타자기가 주된 도구였던 일선 경찰서에서 노트북컴퓨터를 구입,수사에 이용하는 붐이 일고 있다.
서울 강동경찰서 강력3반은 7명 전원이 노트북 컴퓨터를 업무에 이용하고 있는 「노트북 컴퓨터 강력반」이다.강남경찰서 형사과의 경우 70명의 형사들중 30명이 노트북 컴퓨터를 갖고 있으며 서초경찰서 형사과도 73명중 31명이 보유하 고 있다.
일선 경찰관들이 이처럼 앞다퉈 노트북 컴퓨터를 구입하는 것은많은 참고인들이 경찰서에 나오길 꺼리는데다 환자.노약자등 출두가 어려운 사람도 의외로 많기 때문.게다가 사건 유형별로 미리정리된 양식에 따라 현장에서 조서를 받으면 조 사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이점도 있다.
그러나 일선 형사들은 『2백만~3백만원에 이르는 가격이 부담스럽다.정부예산으로 일괄 구입해 나눠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털어놓았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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