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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중동정상회담 무엇이 문제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중동정상회담이 난항을 겪고 있다.최대쟁점인 동예루살렘의 터널과 이스라엘군의 헤브론 철수가 우선 협상의제로 올라있긴 해도 양측의 입장이 완전히 상반되기 때문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총리는 회담전부터 터널폐쇄 문제는 논의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천명했을 뿐만 아니라 헤브론 철군도 이스라엘 정착민 보호를 이유로 당장은 곤란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아라파트수반쪽에선 네타냐후 정부가 93년 체결된 중동평화협정을 기본적으로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문제가 된 터널도 종교적 관점에서 동예루살렘에 대한 서로의 관할권을 존중한다는 묵계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며 헤 브론 철군도이미 지난 3월에 이행됐어야 할 것이 마냥 연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명백한 「합의위반」이라는 것이다.
극적인 타협점을 기대하기 힘든 또 다른 이유는 네타냐후총리와아라파트수반이 처한 국내 입장이 너무 절박하다는데 있다.
연정참여를 통해 네타냐후총리의 정치적 생명줄 한쪽을 쥐고있는이스라엘 극우 종교정당들은 이번 유혈충돌과정에서 팔레스타인 경찰이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 이스라엘군에 발포한 사실을 들어 정착민들의 획기적인 안전대책이 마련되지 않는한 헤브론 철군은 절대불가라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한편 『팔레스타인의 주권을 내던지고 있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과격세력을 억눌러왔던 아라파트수반 역시 이스라엘의 양보를 얻지 못하면 지도력에 결정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어서 무장봉기라는 마지막 카드를 준비한채 배수진을 치고 회담에 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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