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품부터 공익광고까지 애니메이션 기법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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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애니메이션(만화)기법을 활용한 광고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친근한 영상으로 긴 여운을 남기는 이들 애니메이션 광고물들은특히 자극적이고 충동적인 CF에 맞서 신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어린이용제품은 물론 감기약.화장지.구두.건전지.백화점.
가구.정유.공익광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되 는 추세다.
이들 광고물의 제작비용은 보통 1억~1억5천만원 정도로 일반광고물 제작비용과 비슷하지만 수억대의 인기모델료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2백만~2천만원선의 캐릭터 개발비용만 추가하면 된다.
제품속에 들어있는 캐릭터를 애니메이션기법으로 끄집어낸 광고는우유.과자류등에 특히 많다.롯데 둘리 우유에선 「둘리」가,서울앙팡우유에선 패키지에 담긴 아이 캐릭터가 등장한다.
오리온 치토스의 경우 지난 88년 출시이후 20여가지의 애니메이션 광고를 내보내면서 52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백9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올해 매출 목표는 3백5억원.회사측은 어린이들로 하여금 똑똑하면서도 모자란듯한 체스터가샤 결국 치토스를먹지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도록 한 기법이 먹혀든 것으로 보고있다. ㈜옥시의 욕실세정제 「펭키」도 펭귄이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회사측은 살아움직이는 듯한 펭키를 만들어 내기 위해 4천5백만원(캐릭터제작비용)을 별도로 투입했다.광고 총 제작비용은 1억4천5백만원.
미도파백화점 광고와 공보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2002 시민의식」광고는 붓으로 그린 삽화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깨끗하고 세련된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메시지를 부드럽고 친근감있게 전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보루네오 비즈니스 가구광고 역시 제품광고임에도 불구하고 제품을 전혀 등장시키지 않고 잔잔한 애니메이션과 남녀캐릭터들의 대화를 통해 제품을 알린 경우로 업계로부터 비즈니스가구의 품격을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카파 건전지.유공 지크 윤활유 두 광고는 미래의 모습을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해 마치 SF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알카파 건전지 광고를 제작한 대홍기획 이기웅 PD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듯한 미래세계를 배 경으로 차세대 건전지인 재생용 알카파가 탄생하는 과정을 살리기 위해 카메라 촬영으로는 해결할 수없는 부분들이 많아 컴퓨터 애니메이션쪽을 택했다』고 말했다.
유공지크 역시 모델인 최민수와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그려진 미래의 자동차경기 상황을 합성해 지크윤활유의 힘과 「빨리 달리게 한다」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하고 있다.
고려제약의 하벤.모나리자 울트라녹 화장지.리바이스 청바지 광고는 진흙인형을 이용해 인형이 움직이는 장면을 하나하나 찍어 컴퓨터상에서 동화상으로 만들어낸 클레이메이션 광고물들.이 역시애니메이션 기법의 일종이다.
특히 하벤의 경우 모델 주병진의 입을 이 기법으로 처리해 이를 본 많은 시청자들이 클레이메이션에 대해 문의해 오는 통에 한때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고.실제로 지난해말 이 광고가 나간후 제품 인지도가 3위에서 1위로 올랐을 정도.
총 제작비용은 1억2천만원.제작은 해외에서 이부분만 따로 해왔고 나머지는 국내 대행사에서 편집을 맡아 마무리했다.
정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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