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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위기대응 국제 연대 합의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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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호 01면

위기의 소용돌이로 빨려들고 있는 글로벌 경제를 구출하기 위해 세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역사적인 회동에 들어갔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경제의 90%, 인구로 75%를 차지하는 나라의 경제 수장들이 한곳에 모인 것이다.

역사적 워싱턴 회담 … 부시 “모든 에너지 투입해 전례없는 조치 취할 것”

글로벌 경제위기와 관련해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제수장들이 대등한 입장에서 이처럼 한자리에 모인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이에 앞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아침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위기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동을 마친 뒤 “이번 위기는 과거와 전혀 다르다”며 “심각한 글로벌 위기이기 때문에 글로벌 차원의 단호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각국이 공조해 모든 에너지를 투입하는 전례없는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과거 위기 때 몇몇 나라는 벽을 쌓고 각자의 이익만 추구했으나, 이번에는 다르다”며 “그래서 G20이 모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위기를 거치며 세계 경제는 더욱 강하게 거듭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10일에도 성명을 내고 “불확실성이 불안을 낳고 이것이 또 다른 불안을 키우면서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강력한 국제 연대를 제안했다.

주말 세계의 시선은 온통 위싱턴으로 고정됐다. 세계가 금융 패닉에서 탈출할 마지막 비상구가 열릴 것이란 기대에서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해 10일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한때 7900선 밑으로 7% 이상 폭락했다가 플러스로 반전하기도 했다.

다우지수는 결국 128포인트(1.49%) 하락한 8451.19로 거래를 마쳤다. 천 길 낭떠러지에서 겨우 풀 한 포기를 잡아 수직낙하를 면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G7과 여기에 한국·중국 등 주요 신흥국을 더한 G20 연쇄 회담에 기대를 표시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각국 대표들은) 월요일 아시아 시장이 열리기 전에 시장의 기대와 예상을 뛰어넘는 결정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금융패닉은 모든 에너지가 소진될 때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G7 회담에선 꽉 막힌 금융 혈맥을 뚫기 위해 ▶핵심 금융기관 총력 지원 ▶유동성 지원 확대 ▶금융기관 자본확충 ▶예금보장 확대 ▶모기지 등 기타 시장 정상화 노력 등 5대 행동계획(Plan of Action)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은 “긴급하고도 예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각국이 공조한 강력한 대책으로 1929년 대공황 때의 보호주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자고 결의한 것이다.

G20 대표들은 세부적으로 중앙은행 간 달러 자금 긴급지원(스와프) 확대, 구제금융 글로벌 펀드 조성, 위기 당사국 국채의 매입 등을 논의했다. 또 은행 예금과 금융회사 간 자금거래를 각국이 공동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패닉 이후 금융시장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새로운 법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 역시 회담 주제다.

한국은 원-달러 환율을 진정시킬 중앙은행 간 달러 자금 스와프의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 정부는 기존 7000억 달러 구제안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진정되지 않자 금융회사 주식을 직접 매입하는 ‘표준 계획’ 마련에 착수했다. 이번 회담의 결과는 12일 오후(한국시간 13일 새벽)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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