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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나누는 ‘아빠의 추억’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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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호 10면

건군 60주년 ‘지상군 페스티벌 2008’
10월 14~19일 충남 계룡시 육군본부
문의 042-550-6211~9

“6학년 6반 이지원 하강 준비 끝~.”
7일 충남 계룡대 체험훈련장. 군복에 베레모를 쓰고 위장분(사진 위)까지 바른 어린이들이 차례차례 레펠 훈련탑 꼭대기에서 뛰어내렸다. 인간이 가장 공포를 느낀다는 높이 11m의 훈련탑도 아이들에게는 놀이기구가 된 듯했다. 이날 병영훈련 체험에 초청된 계룡시 용남초등학교 6학년 6반 학생 33명 전원은 어른들도 무서워하는 레펠 훈련을 가뿐히 해냈다.

단정도하, 모의 수류탄 던지기, 모의 사격 등으로 이어진 이날 병영훈련 체험에서 ‘물 만난 고기’가 된 이 학생들의 공통점은 모두 군인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다는 것이다. 계룡대 인근에 위치한 용남초등학교는 재학생 모두가 계룡대에 근무하는 군인의 자녀다. 아버지가 육군 중령인 김하경(13)양은 “(레펠 훈련탑에) 올라갈 때는 눈앞이 캄캄했는데 내려오니 해냈구나 싶었다”며 “아빠가 어떤 일을 하는지 생생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의무복무제인 대한민국에서 군인 출신 아버지를 두지 않은 아이가 얼마나 될까. 14~19일 계룡대에서는 아버지 세대에게 군대의 향수를, 아이에게 군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할 대규모 군(軍)문화 축제 ‘지상군 페스티벌 2008’이 열릴 예정이다. 용남초등학교 학생들의 이날 병영체험은 행사 주최 측이 최종 리허설의 일환으로 마련한 것이다. 지난해 행사 때 3일 만에 75만 명의 관람객을 유치했던 주최 측은 6일간 진행되는 올해 행사에 10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나, 두~울, 세~엣, 넷, 다섯, 여섯, 일곱, (착!).”

행사장 한쪽에서는 총과 함께 자로 잰 듯한 몸놀림을 선보이는 의장대(사진 아래)의 연습이 한창이었다. 군악대와 특전사 특공무술 시범단도 최종 리허설에 여념이 없었다. 2002년 시작해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는 ‘지상군 페스티벌’은 각종 체험행사와 공연·전시회·경연대회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행사장으로 쓰일 계룡대 비상 활주로에는 군복전시관과 병영생활 전시관 등 군문화와 관련한 각종 전시관이 설치되며, 야외에서는 다양한 전차와 미사일·헬기 등 한국군과 미군의 첨단 무기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특설 무대를 비롯한 행사장 곳곳에서는 군악대ㆍ의장대ㆍ취타대 공연과 헌병대 모터사이카 퍼레이드, 특전사 특공무술, 헬기 레펠 시범 등 현란한 볼거리들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비보이 댄스 공연과 베이비복스, 군복무 중인 양동근과 성시경 등 연예인 출신 병사의 팬 사인회도 축제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각종 경연대회는 일반인의 참여도 가능하다. 중국과 미국·일본 등 외국군과 민간단체가 참가하는 국제 고공낙하 경연대회를 비롯해 로봇 경진대회와 모형 헬기 경기대회 등이 예정돼 있으며, 축구ㆍ족구ㆍ골프ㆍ백일장 대회와 병영훈련 및 장비탑승 체험 등도 열린다.

인구 3만 명의 군사도시 계룡시는 ‘지상군 페스티벌’을 지역 브랜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2005년까지 대전엑스포 전시장에서 진행되던 ‘지상군 페스티벌’이 계룡대로 장소를 옮기면서 규모가 대폭 커진 것도 충청남도와 계룡시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계룡시가 출연한 계룡군문화발전재단은 2006년 이후 행사장 주위 도로와 조경을 정비하고 체험장을 조성하는 데 60여억원을 지원했다. 충남발전연구원은 1000여 명의 인력과 31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올해 페스티벌이 생산 유발효과 144억여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68억원의 간접 경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페스티벌 행사 계획표를 들여다보면 재단이 직접 주관하는 군악대 공연에 육군 이외에 해ㆍ공군 군악대와 미8군 군악대, 태국 왕립군악대가 참가하는 것이 눈에 띈다. ‘지상군 페스티벌’을 3군 전체로 개방하고 외국군도 참여하는 글로벌 군문화 축제로 만들어 가려는 재단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계룡시와 충청남도는 페스티벌을 발전시켜 2013년에는 세계 최초로 ‘군문화 엑스포’를 개최할 계획이다.

주최 측인 국방부와 계룡군문화발전재단은 행사장을 찾는 학교ㆍ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부여와 공주 등으로 이어지는 연계 관광이 가능함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행사장에 딸린 주차장의 수용량은 1만여 대가량이며, 입장료는 무료다. 육군본부 대외협력과장 권혁도 대령은 “이번 행사가 달라진 군의 모습을 국민에게 알리고 지역사회 발전에도 도움을 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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