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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반 획득 어려워 연립政權 나올것-일본 총선 진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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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일본 정치권에 「3차 정계개편」의 막이 올랐다.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총리는 26일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사민당수,이데 쇼이치(井出正一) 신당 사키가케 대표와 연립3당 영수회담을 갖고 「10월8일 중의원 선거공고,20일 투표」일정을 통보할 예정이다.그는 27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중의원 해산을 단행하게 된다.이로써 93년 7월 총선결과 자민당 장기집권에 종지부가 찍힌 이후 이합집산을 계속해 온 일본정계는 또 한차례 대지진을 겪게 됐다.일본 정가 관측통들은▶어느 정당도 과반수를 얻기는 힘들고▶새로운 형태의 연립정권이 수립될 것이며▶하시모토총리가 재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대체로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이에따라 총선후에는 치열한 「연립정권 만들기」 게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 된다.
[편집자註] 93년 총선후 비자민(非自民).비공산(非共産)의8개정파는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총리정권을 출범시켰고 절치부심하던 자민당은 94년 6월 사회당(현사민당).신당사키가케와 힘을 합쳐 3당 연립정권을 구성함으로써 집권당으로 복귀,오늘에 이르고 있다.
제1정당인 자민당으로서는 이번 선거를 94년의 「뒤집기」에 이은 「굳히기」 국면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다.자민당은 25일자주요 일간지에 하시모토총재의 얼굴을 등장시킨 전면광고를 일제히게재했으며 한국의 전경련에 해당하는 게이단렌( 經團連)에 선거자금 50억엔(약3백70억원)을 요청하고 은행업계에도 지원을 당부하는등 총선 압승을 위해 필사적이다.
현재 지지율면에서 자민당이 총선후에도 제1당을 고수할 것은 분명하지만 의석 과반수는 어려워 보인다.어쨌든 자민.신진 양당은 5백석의 의석중 4백석 전후를 휩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자민당은 2백20석에서 2백40석까지,신진당은 1 백50석에서많게는 1백80석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총선을 앞두고 자민.신진당이라는 양대 보수정당의 틈바구니에서 「제3극(極)결집」을 슬로건으로 출범한 민주당이 비보수(非保守)성향의 표를 어느 정도 끌어모을지도 큰 관심거리다.민주당은 특히 「과거사에 대한 깊은 반성과 사죄」를 기본입장으로 표방하고있어 한국등 주변국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총선에서 40석 내지70석을 차지해 제3당의 위치를 굳힐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은 차기 연립정권이 구성 될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 확실하다. 민주당 창당의 회오리속에 51년 전통의 사민당은 결정적인 타격을 입고 말았다.지난 총선에서도 참패했던 사민당은 이번 총선이 마지막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반면 사민당의 연립정권 참여후 「유일한 야당」이라고 자부하고 있는 공산당은 사민당 지지표를 끌어들이고 비례대표제의 반사이익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일부에서는 현재 15석의 공산당 의석이 30석을 넘을 것으로점치고 있다.
어느 나라든 총선의 묘미는 예측못한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는데있다.93년 총선후 연립정권내 의석서열 4위이던 일본신당 대표호소카와가 협상끝에 총리로 옹립된 것이나 94년 연립내 서열 2위이던 사회당의 무라야마당수가 총리에 취임한 사례를 상기하면하시모토의 총리 재선도 1백% 장담할 수만은 없다.
각당이 한결같이 대장성 해체를 중심으로 하는 「행정개혁」을 최대의 총선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점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이다.다들 『우리만이 개혁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옥석(玉石)을 가리기 힘들다.총선후의 일본 정국은 「연립만들기 게임」의 결과에 달려있다.자민당이 민주당을 끌어들여 연립정권을 꾸밀 것이라는 가장 일반적인 관측외에▶신진당과 민주당의 연립▶자민당과 신진당의 거대보수 연립(보보연합)등이 거론되고 있다.새 정권을 둘러싼 줄다리기 와중에 민주당이 간 나오토(菅直人)후생상을 중심으로 한 연립 참여파와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의원 중심의 연립 반대파로 분열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노재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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