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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界개편 가늠자는 돈줄-일본 총선 진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돈이 먼저 권력의 냄새를 맡는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다.일본 정계개편의 풍향은 정치자금의 흐름에서부터 가늠할 수 있다.떠오르는 자민당의 핵심 실력자 주변에는 풍성한 자금이 모여들고 사라져가는 인물들은 돈줄부터 말라붙고 있다.
95년 정치자금 통계를 보면 자민당의 「그룹 신세기(新世紀)」를 이끄는 신「YKK 트리오」의 힘이 부쩍 커지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중심 인물은 당 4역을 맡고 있는 야마사키 다쿠(山崎拓.60)정조회장과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57)간사장.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60)조직홍보본부장.YKK는 바로 이들의 이니셜이다.
차세대 총리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토간사장은 정치자금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억4천만엔으로 5위를 차지했으며 야마사키정조회장도 94년의 두배에 가까운 3억엔을 모아 실세임을 입증했다. 94년 6위였던 가메이본부장은 5억7천만엔의 정치자금을 모아 1위로 올라섰다.경찰청 출신인 그는 지난해 11월 모금파티에서 3천3백여명을 동원해 한꺼번에 2억2천만엔을 모았다.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4억7천만엔)총리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郎.5억엔)신진당 당수는 94년에 비해 줄어들었지만그래도 각각 3위.2위를 차지해 체면치레는 했다.반면 차기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를 맡아 정치 일선에서 밀려나게 된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78)전총리는 2억3천만엔으로 94년의절반에 그쳤다.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77)전총리의 정치자금도 2억3천만엔에 불과해 세대교체에 따른 뚜렷한 명암을 보였다. 신당인 민주당의 자금 동원력은 아직 미지수다.핵심인물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는 1억3천만엔을 모아 전년대비 2.
9% 늘어났으나 동생인 구니오(邦夫)는 6.1% 줄어든 1억5천만엔에 그쳤다.
이철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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