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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대학사회봉사협'의 발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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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최근 우리 사회 여러분야에서는 몇년 남지 않은 21세기를 위해 활발한 준비와 개혁이 이루어지고 있다.그중 일반인들이 많이말하는 것이 교육개혁이다.특히 대학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다.
우리의 교육현실에선 대학이 어떠냐에 따라 초.중 등교육이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대학들도 크게 변하고 있다.학부제 등의 학사개혁을단행하고 입시정책 변경,행정쇄신 등 다양한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그와 함께 과거 상아탑이란 이름 아래 소홀히 해 왔던 사회봉사 기능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사실 사 회봉사는 교육.연구와 더불어 대학이 추구해야 하는 3대 기능중 하나다.그러나 우리의 대학들은 그 개념조차 모호한채 지금까지 큰 신경을 쓰지 못했었다.
지난 17일 오후 63빌딩 세미나후 발족된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는 바로 대학총.학장들이 그래서 결성한 단체다.그날 세미나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대학및 전문대학의 총.학장과 교수 등 3백여명이 참석했다.그리고 79개 대학, 54개 전문대학 등 1백33개교의 총.학장들이 회원으로 가입했다.우리 사회에 대학 총.학장들이 그렇게 많이 모이고,특정주제를 가지고 협의체를 구성한 적이 있었던가.
필자를 포함,전국 15개 대학의 총.학장및 주요 보직교수들은올 봄 대학 사회봉사활동을 시찰할 목적으로 브라운.스탠퍼드 등미국 주요 대학들을 방문할 기회를 가졌다.미국이 세계에서 자원봉사활동이 가장 활발한 나라인 줄은 알고 있었 지만 이번 방문은 정말 자원봉사에 대해 새로운 시야를 트이게 했다.한창 봉사활동의 새로운 조직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21세기가 안겨줄 사회문제를 봉사활동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어떤 신념같은 것이 넘쳤고 그 때문에 국가.민간단체.대학 이 함께 나서 교육과 봉사를 접합하는 조직된 공동프로그램을 다수 개발하고 있었다.
21세기는 첨단정보산업이 지배할 시대다.인간들은 사이버스페이스에서 혼자 즐기고 한층 더 이웃에게 무관심해질 것이다.더욱 실종될 인간성과 사회 공동체의식을 회복케 할 방법은 무엇일까.
미국의 대학들은 사회봉사를 단순히 사회문제 해결도 구일뿐 아니라 미래의 학생들을 올바르게 길러내는 중요한 「교육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듯 했다.
앞으로 우리 대학들의 사회봉사도 크게 세가지 방향으로 전개될것이다.우선 대학내에서 교수나 학생들이 어떤 식으로 사회봉사를할 것인지 다양한 방안들을 강구하는 작업이다.커리큘럼과 연결해이론중심에서 탈피(脫皮)하는 방안들이 연구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는 중.고교와 대학을 잇는 평생교육체제를 수립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다.최근 봉사활동 실적이 입시에 반영됨에 따라수많은 중.고교생들이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도 대학측의입시정책이 수립되지 않아 중.고교측이 당황해하 고 있다.협의회는 이에 대한 연구를 해 중.고교 자원봉사교육을 정상화시킬 것이다.물론 대학생들이 중.고교생의 자원봉사를 돌봐주는 프로그램들도 많이 개발할 것이다.
끝으로 우리가 안고 있는 사회문제를 어떻게 봉사활동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를 연구하는 것이다.예를 들어 최근 우리 사회에 급격히 늘고 있는 맞벌이 부부의 자녀 방치문제를 학생들의 탁아방 자원봉사로 해결해 보는 것이다.
음악이나 그림 등 예술분야 자원봉사를 활성화하면 우리 가계의막중한 사교육비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이다.
대학과 대학생의 사회봉사활동은 결코 군림(君臨)하는 자세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오만한 자세보다 「배우고」「함께 한다」는겸손한 자세,대학 총.학장들의 사회봉사협의회는 바로 우리 사회에 이런 겸손한 학생들을 길러내려는 것이다.그를 위해 모든 대학이 사회봉사 학점인정,봉사장학금 지급 등 여러 방안들을 더불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김덕중<대학사회봉사협의회장.아주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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